'황제가 돌아왔다.'
골프 팬들은 2018~19시즌 PGA 투어 최종전 마지막 날 '빨간 셔츠'에 매료됐다. 타이거 우즈가 예전의 그 자리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우즈는 23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7385야드)에서 벌어진 시즌 마지막 PGA 투어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11언더파 269타로 2위 빌리 호셸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3년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 1876일 만에 처음 우승 트로피를 받아든 우즈는 PGA 투어 개인 통산 80승 고지에도 올라섰다. 역대 투어 선수 중 80승 고지에 올라서 본 선수는 최다승(82승)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밖에 없다.
우즈의 80번째 우승 체크에는 162만 달러가 새겨져 있었다. 이와 함께 우즈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 2위에 올라 300만 달러의 보너스도 추가로 받았다.
우즈는 또 PGA 투어 대회에서 3타 이상 선두로 3라운드를 마쳤을 때 4라운드에서 역전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1, 2라운드 공동 선두에 이어 3라운드엔 3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선 우즈는 첫 홀(파4)부터 10피트 거리의 완벽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까다로워진 코스에서 우즈가 파세이브를 해나가는 동안 추격자들도 제풀에 하나둘씩 떨어져 나갔다. 3타 차 2위였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4·5번 홀 연속 보기 이후 7번 홀(파4) 더블 보기, 8번 홀(파4) 보기로 전반 9개 홀에서만 4타를 잃고 멀찌감치 밀려났다.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도 연이어 타수를 잃었다.
우즈는 10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했으나 경쟁자들의 자멸하는 사이 13번 홀(파4)에서 두 번째 버디로 선두를 굳혔다. 15, 16번 홀에서 연속 보기가 나와 2위로 올라온 호셸과의 차이가 2타 차로 줄었지만 우즈는 17번 홀(파4)에서 불안한 티샷 이후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18번 홀(파5) 파 퍼트를 마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우즈는 이날 경기 도중 페덱스컵 랭킹 중간 레이스에서 선두로 올라서 통산 세 번째 1000만 달러 보너스 획득까지도 가능했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페덱스컵 1위였던 브라이슨 디섐보가 이번 대회를 19위로 마쳤고, 2위인 저스틴 로즈마저 페덱스컵 제패의 마지노선인 공동 5위 밖으로 밀려나면 우즈가 페덱스컵을 제패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 것.
그러나 로즈가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극적으로 6위에서 공동 4위에 올라 페덱스컵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1000만 달러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준우승을 한 호셸에 이어 더스틴 존슨이 합계 7언더파 273타로 단독 3위를 차지했고, 로즈를 비롯, 웹 심슨,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6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한인 선수 중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까지 살아 남았던 케빈 나(35)는 이날 1타를 잃어 합계 3오버파 283타로 단독 25위를 차지했다. 케빈 나는 페덱스컵 포인스 랭킹에서 28위를 차지 18만5000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