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소주 273병','맥주 668캔' "부어라 마셔라"

[뉴스포커스] WHO'술과 건강 보고서 2018'

1주에 소주 5병이나 맥주 13캔 꼬박꼬박 마셔
1인당 알코올 섭취량 라오스이어 아시아2위
간병련 사망자 75%·암 사망자 8% "술 때문에"


한국인의 '술 사랑'(?)은 여러 데이터를 통해 익히 알려졌지만 "한국 남자 12%가 술 때문에 죽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이다. 한국의 연평균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은 아시아권에선 최고 수준으로, 이 때문에 한국 남성 100명 중 12명 가량은 술과 관련된 질환·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이 여성의 4배 이상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발간한 '술과 건강에 대한 국제 현황 보고서 2018'에 따르면 2015~2017년 한국의 연평균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은 10.2L다. 마신 술 중에서 순수 알코올의 양만 따로 계산한 것이다. 남성이 16.7L로 여성(3.9L)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알코올 16.7L는 360mL 소주(17도) 273병, 500mL 맥주(5도) 668캔을 마셔야 섭취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이다. 1주일에 소주 5병이나 맥주 13캔 가량을 꼬박꼬박 마셨다는 계산이다.

아시아권에선 라오스(10.4L) 정도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한국보다 연간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이 더 많은 나라가 없다. 이웃 나라인 일본(8L)과 중국(7.2L)뿐 아니라 미국(9.8L)도 한국인보다 술을 덜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투아니아(15L), 나이지리아(13.4L), 프랑스(12.6L), 호주(10.6L) 등이 한국보다 술을 많이 마셨다.

한국의 연평균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은 1970년대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줄고 있다. 그러나 2003~2005년 12.3L에서 2009~2011년 9.9L로 줄었다가 2015~2017년 10.2L로 다시 늘었다. 이에반해 북한의 술 소비는 우리의 38% 수준이다. 연간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이 2015~2017년 3.9L였다.

WHO는 "한국의 알코올 섭취량이 2020년 10.4L, 2025년엔 10.6L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술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세계'1분에 6명'술로 사망

WHO가 한국인이 마시는 술을 주종별로 분석한 결과, 맥주 22%, 와인 2%, 고도수 증류주 7%, 기타 69%였다.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소주는 기타로 분류돼 비중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맥주 소비 비중을 보면 중국 30%, 일본 18%, 북한 3% 등이다. 프랑스는 와인 비중이 59%, 미국은 맥주 비중이 47%였다.

또 WHO는 2016년 한국의 모든 사망자 중 7.6% 정도는 '술 때문에 죽었다'고 분석했다. 세계 평균(5.3%)보다 2.3%포인트 높다. 특히 남성의 경우 이 비율이 11.8%로 여성(2.6%)에 비해 훨씬 높았다. 남성 100명 중 12명이 술 때문에 사망한 것이다.

술을 마시면 간경변·암 등 질병이 발병할 확률이 커지고, 음주 운전 등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을 초래한다. 2016년 간경변으로 인한 사망자의 74.5%, 교통사고 사망자의 38.5%,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8.3% 가 '술로 인한 죽음'으로 WHO는 분석했다.

술 때문에 발생한 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많은 편이다. 한국의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이 이웃 나라에 비해 덜 엄해서인지 교통사고 사망자 중 술과 관련된 사망자 비중은 한국 38.5%로, 중국(35.1%), 일본(32.7%)보다 높았다.

한편, WHO는 2016년 세계적으로 술 때문에 300만명(남성 230만명)이 사망했다고 분석했다. 지구 상에서 1분에 6명 정도가 술로 인해 사망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