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명중 1명 고혈압, '짠'한식이 주원인
한식 한끼만으로 하루치 나트륨 권장량 훌쩍
맛 느끼는 미뢰세포 줄어 노인들 더 짜게 먹어

흔히 잘 차려진 한 끼 밥상은 건강의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먹는 한식이 사실은 건강을 망치는 주범일 수 있다. 한국인 3명 중 1명이 앓는다는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 바로 한식 때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뚜렷한 원인이 없는 '본태성'과 콩팥병이나 갑상선장애 등 질환으로 인해 생긴 '이차성'이다. 전문가들은 한국내 고혈압 환자 10명 중 9명은 본태성 고혈압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잘못된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짠 음식은 혈중 나트륨 농도를 높이는데, 몸은 농도를 낮추기 위해 혈액량을 늘리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고혈압이 있으면 혈관 벽이 손상돼 각종 문제가 생긴다. 뇌·심장 등 주요 기관으로 가는 혈관이 다치면 뇌졸중·심근경색·협심증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허혈성 심장질환의 21%·뇌혈관질환의 35%는 고혈압이 원인이었다.

문제는 한식 대부분이 지나치게 짜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 밥을 주식으로 국이나 찌개를 거의 매끼니 먹는 식습관 때문으로 보인다. 흔히 먹는 한식에는 1인분을 기준으로 된장찌개 2021mg, 김치찌개 1962mg, 비빔밥 1337mg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반찬까지 더하면 한 끼에 1일 나트륨 섭취권장량을 훌쩍 넘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인이 나트륨을 주로 섭취하는 음식군은 국·찌개·면류가 34%로 가장 많고, 이어 부식류 29%, 김치류 23% 등의 순이다.

그 결과,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짜게 먹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 국가별 나트륨 섭취량을 보면 2014년 기준 한국이 하루 평균 4583mg, 일본 4280mg, 영국 3440mg, 미국 3436mg 등이다.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2000mg다.

노인들은 더 짜게 먹는다. 나이가 들면서 맛을 느끼는 미뢰세포가 줄어 미각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6명이 나트륨은 1일 권장량(2000mg)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은 노화로 인해 혈관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위험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더욱 크다.

나트륨을 적게 먹으려면 조리 시 소금을 적게 넣는 게 우선이다. ▲국·찌개·탕은 건더기만 먹고 ▲'밥도둑'이라고 알려진 김치류, 장아찌류, 젓갈류를 피하고 ▲생선구이나 만두를 찍어먹는 간장종지를 식탁에서 없앤다. 또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중독적인 짠맛 대신 다른 맛을 혀에 교육시키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