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치즈 한 장', 폐경 女는 '콩 한줌'

[건강뉴스 / 전문가들이 권하는 상황별 맞춤형 간식]

잘못 먹으면 비만·고지혈증 유발, 잘 먹으면 건강 이득
뚱뚱한 사람은 샐러드 적당, 암 환자는 두유+미숫가루

일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간식이다. 누구나 출출할 때 곧잘 찾는 것이지만 주식만큼 중요하다. 왜냐하면 간식은 잘못 먹으면 비만·고지혈증 등을 유발하고, 반대로 잘 먹으면 건강에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강 상태나 나이에 따라 알맞은 간식 메뉴는 천차만별이라고 입을 모은다. 당신은 어떤 간식을 먹어야 건강식이 될까. 조선일보는 최근 식품 영양 전문가들을 통해 상황별 간식을 정리해 눈길을 끈다.

▷65세 이상 노인
치즈 1~2장, 견과류 한 줌이 대표 추천 간식이다. 노인 중 3분의 1은 필요 에너지의 75%만 섭취하며, 노화로 소화 기능이 저하된 상태다. 이때는 억지로 식사 양을 늘리지 말고, 간식을 먹으면 좋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노인은 동물성 지방을 잘 먹지 않는 편이고, 채소 위주 식사를 하므로 간식으로 유단백·열량이 많은 치즈나 불포화지방·열량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견과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샌드위치 반쪽이나 김밥 3분의 1줄, 저지방 우유 한 잔이 대표 추천 간식이다. 10대 청소년 일일 권장 열량은 2500~2700㎉(남성 기준)로 다른 나이대보다 많다. 과자·아이스크림·떡볶이 등 당류 많은 음식보다, 단백질·탄수화물·지방이 균형잡힌 샌드위치·김밥이 간식으로 적당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염혜선 영양실장은 "성장기에는 뼈를 구성하는 영양소인 칼슘 섭취가 중요한데, 국내 청소년은 칼슘 섭취가 부족한 편이라 저지방 우유도 간식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만한 사람
몸이 소비하는 열량보다 먹는 열량이 많은 상태다. 되도록 간식을 자제하고, 도저히 허기를 참을 수 없을 때는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이 느껴지는 샐러드를 먹는다. 과일이나 소스를 많이 곁들이는 건 피한다. 지방·당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

▷폐경기 여성
볶은 검정콩 한 줌이 추천 간식이다. 폐경기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아지면서, 안면홍조·골다공증·비만 위험이 커진다. 검정콩은 안면홍조 완화에 효과적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하다. 단백질 함량은 높고 열량은 낮다.

▷암 환자
몸속 면역세포가 암 세포와 싸우는 상태라, 건강한 사람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1.5배 정도 많아 간식이 필수다. 한 전문가는 "항암 치료 때문에 입맛이 없고 음식 씹기를 힘들어할 때는 쉽게 삼킬 수 있는 음료 형태 간식이 좋다"며 "두유에 미숫가루를 섞어 먹으면 한 번에 많은 열량·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두유 세 잔 반에 미숫가루 8큰술을 넣어 먹으면 된다.

▷임신부
녹황색 채소 샐러드 한 컵을 추천한다. 임신부라고 무작정 아무 간식이나 많이 먹으면 임신 중 비만해질 위험이 있다. 태아 발달을 돕고 유산을 예방해주는 엽산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샐러드가 적당하다. 임신 중에는 균형잡힌 식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 잘 먹지 않는 식품군을 간식으로 선택해도 좋다. 평소 육식을 즐기지 않는 임신부라면 단백질이 부족할 수 있으니 달걀·메추리알을 약간 먹는 식이다.

▷삼시세끼 잘 먹는 사람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은 굳이 간식으로 섭취 열량을 늘릴 필요가 없다. 단, 평소 식사 때 과일을 전혀 먹지 않는다면 과일 속 비타민·항산화영양소 섭취를 위해 소량 먹어도 된다. 50㎉ 기준이며, 사과 2~3쪽, 바나나 반 개 정도다.


간식은 언제 먹어야?
"오전 11시·오후 3시"

간식 섭취 시간은 오전 11시나 오후 3시경이 적당하다. 아침-점심, 점심-저녁 사이가 적당하며, 저녁 이후 먹으면 열량을 활동으로 소비하기 어려워진다. 일본의 내과 의사 네고로 히데유키는 자신의 저서에서 "우리 몸속에는 지방 축적에 관여하는 단백질 'BMAL1'이 있는데, 12~15시경 활동이 감소하고 22~24시 사이에는 활발해지므로 12~15시 사이에 간식을 먹는게 좋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