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격투기 팬들을 놀라게 했던 정찬성(31)의 역전 KO 패배 여운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ESPN의 격투기 담당 기자 6명 가운데 4명은 정찬성이 야이르 로드리게스(26·멕시코)에게 당한 역전 패배가 UFC 25년 역사상 최고의 KO라고 꼽았다.
정찬성은 지난 10일 콜로라도주 덴버의 펩시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39 로드리게스와의 페더급 메인이벤트 경기에서 5라운드 경기 종료 직전 상대의 기습적인 팔꿈치 공격에 턱을 맞고 실신했다.
판정에서 앞서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1년 9개월 만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던 정찬성은 '코리안 좀비'라는 링네임답게 마지막까지 KO를 노리고 돌진했다.
그러나 정찬성의 레프트 훅이 빗나간 순간, 웅크리고 기다리던 로드리게스의 팔꿈치가 위로 솟아올랐다. 턱을 강타당한 정찬성이 실신한 순간 경기 종료 버저가 울렸다.
이 경기로 정찬성의 UFC 페더급 순위는 10위에서 12위로 하락했고, 로드리게스는 15위에서 11위까지 뛰어올랐다.
ESPN 종합격투기 담당 기자인 브렛 오카모토는 "기적 같은 경기 후 UFC 사무국 직원과 선수로부터 로드리게스의 KO가 역대 최고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경기 종료를 1초 남겨둔 터무니없는 순간 기술적으로 대단한 장면이었다"고 묘사했다.
이어 코너 맥그리거와 조제 알도, 홀리 홈과 론다 로우시의 경기 등 UFC 역사에 남을 만한 KO 경기를 열거한 뒤 "로드리게스와 정찬성의 경기 리플레이를 한 번만 더 보고 오라"고 주장했다.
칼럼니스트 애리얼 헬와니는 "UFC 역사상 최고의 KO를 뽑을 땐 무대와 기술, 그리고 타이밍을 고려해야 한다"며 "로드리게스와 정찬성의 경기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역대 최고의 경기"라고 격찬했다.
칼럼니스트 제프 웨건하임은 "로드리게스와 정찬성의 경기는 (경기 종료를 1초 남겨 둔) 긴급한 상황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KO가 탄생했기에 역대 최고로 꼽기에 손색없다"는 의견을 냈다.
이 밖에 칼럼니스트 필 머피는 2007년 가브리엘 곤자가가 미르코 크로캅을 상대로 거둔 헤드 킥 KO, 칼럼니스트 에릭 타미소는 2012년 에디손 바르보자가 뒤돌려차기로 테리 에팀을 기절시킨 경기를 각각 최고의 KO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