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49)이 외할아버지가 캐디로 일했던 골프장에서 우승해 더욱 큰 감격을 누렸다.
미켈슨은 11일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에서 벌어진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6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 2개 홀 잔여 경기에서 버디 하나를 추가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전날 악천후로 일몰에 걸려 경기를 미처 마치지 못한 미켈슨은 합계 19언더파 268타를 기록해 폴 케이시(잉글랜드·16언더파 271타)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3월 WGC(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멕시코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맛보는 우승으로 자신의 PGA 투어 통산 44승째다. 2018~19시즌 들어서는 첫 우승이다.
그는 특히 이 대회에서만 1998·2005·2007·2012년에 이어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해 마크 오미라(1985·1989·1990·1992·1997년)와 더불어 가장 많이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미켈슨은 전날 16번 홀까지 보기 없이 6타를 줄여 3타 차 단독 선두에 올라 우승을 사실상 예약한 상태였다. 이날 열린 17번 홀(파3)에서 파를 지켰고, 마지막 18번 홀(파5) 세 번째 샷을 홀 6피트 거리에 붙이며 버디를 잡아 우승을 자축했다.
페블비치 골프링크스는 미켈슨의 외할아버지가 캐디로 일했던 곳으로 전해져 그를 더욱 감격스럽게 했다.
미켈슨은 "나에게는 특별한 한 주였다. 여기 올 때마다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며 외할아버지가 준 1달러짜리 실버 코인을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마커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미켈슨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미켈슨은 US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대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2019년 US오픈은 오는 6월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다. 그런 예상에 대해 미켈슨은 "그땐 이 대회와 완전히 다른 코스가 될 것이다. (이번 우승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3개 홀이 남았던 케이시도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합계 13언더파 274타로 전날 경기를 모두 마친 김시우(23)는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자신의 시즌 최고 성적인 공동 4위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