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첫 여성목사 배출 이래 88년만의 쾌거
전체 목회자 10명중 1명꼴,'유리천장'도 여전
예장합동 등 아직 女목사 금지, 청빙등 제약 커

우리나라 교회가 여성목사 1만명 시대를 열었다.

각 교단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여성목사의 수는 이날 현재 1만명을 넘어섰다. 1931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첫 여성목사를 배출한 이래 88년 만이다. 여목사가 가장 많은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다. 통합총회는 지난해 9월 정기총회에서 전년도 목회자 1만9828명 중 여성은 2122명이라고 밝혔다. 연 2회 목사안수식을 갖는데, 해마다 150~200명씩 늘어 현재 2505명에 달한다.

다음으로 여목사가 많은 교단은 예장 합동개혁으로 1800여명이고, 예장 중앙 1500여명,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1100여명, 예장 합동중앙·백석대신 1000여명, 기감 750여명, 한국기독교장로회 450여명 순이다. 성결교와 예장 개혁총연·피어선, 구세군, 기독교한국침례회, 독립교회 등도 여성목사 안수를 시행하고 있다. 군소교단 총회신학을 졸업한 목사까지 포함하면 '여목사 1만명 시대'를 실감할 수 있다. 교계에서는 여성목사가 늘어나는 현상은 지속적인 남녀평등 기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교계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여목사가 늘고 있지만 전체 목회자 10명 중 여목사는 1명 수준에 불과하다.

여성에 대해 보수적 전통을 고수해온 예장 합동과 고신·합신·대신 등은 총회 헌법이나 규약, 결의 등에 여목사 제도를 금하거나 절차상 목사안수에 병적확인서를 요구해 여목사 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들 교단의 여교역자들은 남성과 함께 신학교를 졸업하고도 안수를 받지 못하고 법적 당회 회원자격 보장도 받지 못한, 당회장 재량에 좌우되는 직무만을 갖는 전도사로 헌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목사안수를 받았어도 교회 청빙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유순임 한국여교역자목회연구원 이사장은 "여교역자들의 위치 확보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며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경력단절 등으로 여전히 차별받고 있다. 교회와 교단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