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이사장측 결백 주장하며 재수사 문의…방통위 "당사자만 검증 대상"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이정현 기자 = 유시춘 EBS 이사장의 아들이 대마초 밀반입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 이사장 아들이자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의 조카인 신모(38) 영화감독은 유 이사장이 지난해 8월 EBS 이사 후보로 추천되기 전 스페인에서 대마초 밀반입을 시도하다 구속됐다.

그는 1심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징역 3년이 선고됐으며, 상고했다가 대법원에서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아들의 법정구속에도 유 이사장이 큰 문제 없이 공영 교육방송 수장 자리에 오른 데 대해 보수 진영이라든가 야권을 중심으로 EBS 이사를 선임하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자체적으로 이사장을 뽑는 EBS 이사회에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방통위는 21일 "EBS법 제11조 '결격사유'에는 당사자에 대한 (결격) 사항만 파악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유 이사장 본인이 아닌 아들 문제라 이사 선임 당시 법적으로 검증 대상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유 이사장과 EBS 이사회 측은 뒤늦게 불거진 논란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유 이사장 쪽은 아들인 신씨가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면서 결백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장 쪽은 "대마초가 발송된 스페인에서 소포를 보낸 사람을 찾았다"며 "현지 경찰로부터 한국 경찰이 정식 요청을 해오면 수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 쪽은 경찰청에 '인터폴 공조수사가 가능하냐'며 재수사 가능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야당은 유 이사장이 '자격미달'이라고 공세를 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유 이사장은 정치 편향성으로 자격 미달 논란이 된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다. 점입가경"이라며 "마약사범을 조카로 둔 유시민 이사장은 무슨 궤변으로 세상을 향해 훈수를 둘지 궁금하다. 비리는 '감출레오', 감투는 '가질레오'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신 씨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 시나리오 모니터링에 참여했는데, 영화에 나오는 대마초 관련 내용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증거로 채택되면서 이 감독이 장문의 탄원서를 사법부에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 감독이 '버닝' 모니터링할 때 의견을 나누면서 수첩에 '대마초'를 비롯해 노을, 종수집, 낡은 축사 등 중요한 단어를 기록해뒀다"라며 "(사법부가) 신 감독이 평소 대마초에 관심 있다는 것을 (유죄의) 정황 증거로 삼은 것 같아 그게 아니라 영화 내용이라는 점을 탄원서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 감독은 (제가 교수로 있던) 한예종 출신이고, 제가 준비하던 작품의 연출부로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왔다"라며 "대법원 판결 전에 저와 관련된 부분만 탄원서를 냈다"라고 덧붙였다.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