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BBC 등 관심…가디언 "벌금 가볍거나 아예 처벌 안 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한국의 숙박업소들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들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실시간 중계한 일당이 붙잡히면서 미국 CNN 방송을 포함한 주요 외신들도 이번 사건에 관심을 보였다.

미국 CNN 방송은 20일(현지시간) "많은 호텔 투숙객이 몰래 촬영되고 이 내용이 온라인으로 바로 중계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범행 수법과 피해 규모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CNN 방송은 피의자들이 "10개 도시의 30개 숙박업소 42개 객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 1천600여명의 사생활을 비밀리에 찍었다"면서 "카메라는 TV 셋톱박스와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에 숨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도 피의자들이 지난해 웹사이트를 개설해 유료고객에게만 전체 영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803건의 불법 촬영물을 유포했다면서, 이들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벌금 3천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2012년 2천400건의 불법 촬영이 신고됐지만, 2017년에는 6천건 이상으로 치솟았다"며 몰래카메라가 성행하는 한국의 현실을 꼬집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가수 정준영이 빅뱅 멤버인 승리와 함께 있는 모바일 채팅방에서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몰래카메라 문제가 급증하지만, 범죄자는 가벼운 벌금을 물거나 아예 처벌받지 않고 있다"며 약한 처벌 문제를 지적했다.

이밖에 미국 NBC 방송과 USA 투데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도 이번 사건을 보도했다.

이들 외신은 "한국에서 불법촬영 및 몰래카메라 문제가 심각하다"며 지난해 서울에서 여성 수천 명이 미투 운동의 일환으로 '몰래카메라'와 '리벤지 포르노'(복수 목적으로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한 성관계 영상) 근절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덧붙였다.

s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