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진단]

한때 불모지서 탈피 줄잇는 배달 스타트업, 주도권 잡기 위한 각축전 날로 치열

앞다퉈 배송 로봇 개발
회원제 무료 배송 유혹
배달시장 2배 폭풍성장

미국도 한국처럼 음식 배달의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지난 2월 배달 스타트업 '포스트메이츠'가 18억5000만달러 규모의 기업 공개(IPO)를 신청했다. 포스트메이츠는 식당이나 상점의 음식, 식료품 배달에 집중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다. IPO에 성공하면 그럽허브, 블루에이프런에 이어 세 번째로 상장하는 음식 배달 업체가 된다. 반면 3월 5일엔 음식료품 배달 스타트업 '먼처리'가 파산을 신청했다. 2010년 창립 이후 누적으로 1억25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던 이 회사는 파산 신청 서류에 "과열 경쟁으로 시장 지위를 잃었다"고 밝혔다.

한때 음식 배달의 불모지로 불렸던 미국에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산업이 성장하면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업체 간 각축전이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음식 배달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시장이었다. 국토가 넓은 탓에 피자나 중국 음식 정도만 배달이 가능했을 뿐, 레스토랑에 직접 가서 사먹거나 '투 고(to-go)'로 포장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다 2010년 초반 대도시 중심의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가 생겨나더니 스마트폰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이 자라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세대 등장과 1인 가구 증가도 촉매로 작용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18년 105억달러 규모의 미국 음식 배달 시장이 2021년 216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의 음식 배달 산업은 크게 레스토랑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달앱과 식료품 배달, 밀키트 배달 등 세 갈래로 나뉘어 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가 음식 배달앱이다. 그럽허브, 우버이츠, 도어대시, 포스트메이츠가 대표적이다. 이용자가 앱에서 메뉴를 고르면, 배달자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픽업해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배달료는 5~10달러 정도에 형성돼 있다.

특히 배달앱 업체들은 최근 1~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에디슨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월 업계 3위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던 도어대시의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음식 배달 스타트업 도어대시는 VC(벤처캐피털)로부터 받은 막대한 자금을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8억달러 가까이 투자를 받았다. 쿼츠는 "이 돈으로 작년 8월 회원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서비스 가능 도시를 600개에서 3000개로 늘리면서 이용자들을 끌어들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