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한 소년이 팔다리를 요리조리 움직이며 흥겹게 춤을 춘다.

앉았다가 일어나기도 하고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맴돌기도 한다.

최근 남아시아 지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널리 퍼진 영상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소년의 오른쪽 다리가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소년은 시종 밝은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영상 속 주인공은 아마드 사예드 라만. 5살짜리 아프가니스탄 소년이다.

8일 아프간 톨로 뉴스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카불 남동쪽 로가르 지역에 사는 라만은 생후 8개월 때 내전으로 인해 오른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총에 맞은 부위의 상태가 악화하자 의사는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라만은 이후 발육 상태에 맞춰 의족을 교체했고 최근 4번째 의족을 새롭게 갖게 됐다.

라만은 새 의족 덕분에 보다 편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자 기쁜 마음에 카불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병원 안에서 춤을 췄고 이 장면이 SNS에 퍼져 나가게 됐다.

라만의 어머니 라예사는 "라만은 새 의족을 갖게 되자 계속해서 춤을 추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영상을 접한 '사나 델 레이'라는 네티즌은 트위터에 "나는 지금 심하게 울고 있다"며 "아이가 행복하고 안전하기를 바란다"고 썼다.

'나는 좀처럼 울지 않는데 이 영상은 나를 울게 한다', '마음이 찢어진다. 언제쯤이면 전쟁의 비극을 멈출 수 있을까' 등의 글도 이어졌다.

라만이 사는 로가르 지역은 정부군과 무장 반군 탈레반 간 전투가 치열한 곳으로 꼽힌다.

라만의 누이도 전투로 인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어린이 900명 포함, 3천804명의 민간인이 내전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프간을 완전히 장악했던 탈레반은 2001년 미군 공습으로 정권에서 쫓겨난 뒤 정부군·미군 등을 상대로 공격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탈레반과 미국은 평화협상을 벌이며 종전 선언과 외국군 철수 등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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