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사찰 가서 합장도 반배도 안한 '크리스찬' 황교안

[생·각·뉴·스]

일요일 겹쳐 먼저 교회 예배본 후 행사 참석
아기 부처 목욕'관불의식'도 참여 않고 외면
"대권 도전자 맞아?"…"정치·종교 분별해야"

지난 12일은 한국에서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이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황 대표는 '민생투쟁 대장정' 6일째인 이날 오전 경북 경산에 있는 한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후 오후 은해사로 갔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이 일요일과 겹치면서 황 대표는 먼저 예배를 본 뒤 법요식 참석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황 대표의 법요식 참석은 그가 당 대표에 취임한 후 처음 있는 일이라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끌었다.

문제는 법요식에 참석한 황 대표가 불교식 예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불교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13일 불교방송에 따르면 황 대표는 이날 법요식이 진행되는 내내 합장을 하는 대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 있었다. 삼귀의(불교 법회의 시작 기도)와 반야심경 등을 진행할 때에도 목탁 소리에 맞춰 반배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황 대표는 법요식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아기 부처를 목욕시키는 관불의식 때도 외빈 중 가장 먼저 호명됐으나 의식에 참여하지 않고 외면했다. 특히 황 대표는 이름이 불리자 손을 휙휙 저으면서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명확히 한 것으로 방송은 전했다.

이에대해 당내 일각에서 조차 "종교가 다르다고 하지만 제1야당의 대표로서 부적절한 태도"라며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다른 종교 관계자는 "사람들을 고려해 찾아갔으면 그들의 신앙과 예의 의식을 따라줘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대표의 태도를 지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네티즌은 "신앙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불교의식을 따라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건 옳지않다"며 "오히려 결코 절이나 법회에는 갈 일이 없는 그가 독실한 기독교신자이면서도 그 자리에 불교를 존중해 참석해 주었다는 점은 새겨볼 부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3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만난 자리에서도 합장하지 않고 악수로 인사해 불교계 언론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개신교 신자 1위

한국 통계청은 10년마다 한 번씩 종교 분포 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마지막 조사에서 신자 수가 가장 많은 종교는 개신교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종교가 있는 국민은 43.9%, 없는 국민은 56.1%로 종교가 없는 비율이 더 많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에서 개신교를 믿는다는 사람이 19.7%(967만명)였고, 불교를 믿는다는 사람은 15.5%(761만명)로 나타났다. 천주교는 7.9%(389만명)였다. 그 다음으로 원불교·유교·천도교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