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팀, 물고기에 사진 보여줘 '시선' 첫 파악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물고기도 물속에서 처음 보는 상대를 만났을 때 얼굴을 먼저 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물고기에게 동종 또는 다른 종류 물고기의 사진을 보여주자 맨 먼저 얼굴에 시선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통이나 꼬리보다 얼굴에 시선을 보내는 횟수가 많고 보고 있는 시간의 길이도 긴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오사카(大阪)대와 교토(京都)대 연구팀은 영국 과학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런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물고기도 상대를 식별할 때 얼굴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4일 전했다.

영장류는 상대를 인식하고 상대의 감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먼저 얼굴, 특히 눈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물고기의 경우 어떤지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고다 마사노리(幸田正典) 오사카 시립대 교수(동물사회학)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아프리카의 호수에서 가족끼리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사회성 높은 담수어류인 풀처를 이용해 실험을 했다.

먼저 수조에 레이저 포인터로 빛을 비춰 플처가 자세히 보고 싶은 대상이 있을 때 대상과 정면으로 마주해 양쪽 눈으로 주시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다른 풀처를 옆에서 촬영한 사진을 수조에 붙여 수조속의 풀처가 사진의 얼굴, 몸통, 꼬리의 어느 부분을 주시하는지 조사했다.

관찰 결과 10마리 중 8마리가 맨 먼저 얼굴을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종류의 물고기 사진을 보여주어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한편 종이에 그린 타원을 보여주자 장소에 따라 보는 빈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앞서 풀처가 얼굴 모습의 차이로 개체를 인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다 교수는 "물고기도 사람이나 침팬지와 마찬가지로 먼저 상대의 얼굴을 보고 누구인지 재빨리 인식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얼굴은 척추동물에 공통적인 특별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l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