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나려면 아직 100일도 더 남았지만, '코리안 몬스터'의 위상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류현진(32·LA다저스)이 한국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쓰고 있다는 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MLB닷컴은 25일 모의 사이영상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류현진이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35명의 MLB닷컴 소속기자들이 사영상 모의 투표를 진행했는데 류현진에게 몰표에 가까운 27표를 던졌다. 아메리칸 리그 소속인 휴스턴의 저스틴 벌렌더(30표)에 이은 빅리그 전체 2위 성적이다.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모의투표에서도 내셔널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선정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매체는 "류현진은 완벽에 가깝다. 시즌 99이닝을 소화하면서 안타 77개와 볼넷 6개를 내줬지만 삼진 90개를 빼앗아냈다"고 1위에 오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어깨를 부상해 한 경기 등판에 그쳤고, 다저스는 류현진의 커리어가 끝날 수도 있다고 판단했지만 (복귀후) 30경기에서 16승 4패 방어율 1.59로 재기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언론이 '사이영상 후보'로 소개했던 맥스 슈어저는 8표에 그쳤다.
사이영상뿐이 아니다.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다저스네이션도 이날 "류현진이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다. 그러나 그는 사이영상 수상과는 별개로 시즌이 끝나면 큰 계약을 따낼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그 이유로 "자신의 여섯 번째 빅리그 시즌을 역대 최고의 해로 보내고 있는 인천 출신의 한국인 왼손 투수는 올해 방어율 1.27, 이닝당출루허용율(WHIP) 0.939, 32연속이닝 무실점, 11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저스네이션 역시 "어깨와 팔꿈치, 사타구니 등 부상으로 3시즌 가량 재활을 했던 류현진은 지난해 후반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와 재기에 성공한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이날 현재 내셔널리그 다승, 방어율, WHIP 1위에 올라있고 삼진/볼넷 비율 15(90/6)은 빅리그 전체 1위다. 다저스네이션은 "류현진이 올시즌을 앞두고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1790만 달러를 받았다. 올해 이런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자체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류현진은 다저스가 치른 대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사이영상 수상과 별개로 류현진은 시즌이 끝나면 큰 계약을 따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들의 기대대로 류현진이 시즌 끝까지 성적을 유지해 사이영상을 수상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인 사이영상 수상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새로운 역사를 쓴다는 의미다. 누구보다 철저히 시즌을 준비해 결과로 건재함을 증명하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