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후 곧바로 美 육군 들어가 18년간 복무…"학위 따고, 돈 모으고 확실한 은퇴 준비"

화제인물 / 美 육군 LA 모병관 한민지 상사

18세때 대학 입학 앞두고 어머니 권유로 과감하게 결심
복무중은 물론 제대후 대학 등록금 지원등 엄청난 혜택

군대내 다양한 직업군, 전투지 근무는 본인 원해서 선택
가족과 떨어져 사는 어려움, 이라크 등 파병도 감당해야

단정히 빗어 넘긴 머리, 검게 그을린 피부와 새하얀 치아. 눈밑 애교살이 늠름한 군복을 무색하게 할 만큼 매력적인 모습이다. LA 미 육군 모병관 한민지(36) 상사.
그녀는 올해로 군 생활 18년차.2년뒤면 제대를 앞둔 베테랑 군인이다. 예상 밖의 비주얼에 놀랄 시간도 없이 그녀가 들려주는 미국 군대 이야기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2만불 보너스 받고 재계약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던 한 모병관이 처음 군에 입대한 건 18살 때다.

중학교때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미국에 이민온 그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 입학을 결정하는 시기였다. 그때 어머니는 뜻밖의 권유를 했다. 주위에서 미국 군대 생활에 대한 여러가지 얘기를 들은 어머니는 미국 사회에 더 빨리 적응하기 쉽고 성격에도 맞을 것 같다며 군대를 가는 것이 어떠하겠느냐는 것이었다.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타의 반, 호기심 반으로 입대를 결심한 그는 모병소를 찾아 상담을 받은 뒤 곧바로 시험을 치루고 입대 준비를 마쳤다.

한 모병관은 보병 군대 물건을 관리하는 직업군인 '서플라이 프로퍼티 매니저'(Supply Property Manager)로 첫 발을 내딛었다. 군대가 적성에 맞았는지 3년이 훌쩍 지났다. 3년 복무계약이 만료될 무렵 그는 또다른 결정 앞에 놓이게 됐다. 제대하지 않고 군대에 남아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복무계약 연장시 2만달러의 보너스 지급과 군 근무 지역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군대의 제안에 그는 복무를 연장했다. 그리고 텍사스, 한국 등으로 근무지를 옮겨다니며 여행아닌 여행을 하기도 했다.

"월급 이외에 무료로 학비, 의료혜택, 집값이 군에서 나오니까 재정적으론 걱정해 본적이 없어요. 시세에 맞춰서 주택 거주 비용이 제공돼요. LA에서는 3300달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5500달러가 나왔죠."

틈틈히 온라인 수업 대학 수료

텍사스 복무 시절엔 틈틈이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대학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9시에 출근하고 5시에 퇴근하니까 공무원과 다를바 없어요. 남는 시간에 공부 하고 저축도 많이 했죠."

군 생활 중에도 대학 등록금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3년 복무 계약 만료 후에도 학비를 사용 하지 않았다면 가족이나 자녀에게 대물림 된다. 현재 지원금은 1년에 4500달러다.

그뿐 아니다. 한 모병관은 군에서 제공되는 이자 없는'VA융자'를 받아 텍사스에 집도 마련했다. 미국에서 군대를 갔다온 사람들에 대한 수많은 베네핏은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그는 "많은 한인들이 '군대'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싸우는 군인들은 본인들이 원해서 선택한 것"이라며 "군 안에서도 다양한 직업군이 있다"고 말했다.

입대를 위해 먼저 엔트리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적성에 맞는 직업을 고르게 된다. 컴퓨터 관리 직업, 자동차· 트럭· 헬리콥터 메케닉, 덴탈,멘탈, 헬스 어시스턴트 등 다양한 직종이 있고 능력과 경력에 따라 장교로 가는 경우도 있다. 사회 생활과 학교를 병행하기 원한다면 파트타임 군인 잡도 있다. 만약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군에서 ESL수업도 제공한다.

한 모병관은 2013년부터 오렌지카운티 지역 모병관으로 임명돼 일하다가 지난해 LA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최근 유학생 등 영주권자가 아니더라도 입대가 가능한 메브릭 프로그램이 없어지면서 지원자가 줄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첫 계약 시에는 원하는 근무지에 갈 수 있지만 그 다음 계약 부터는 군에서 배치해주는 곳에 가야한다. 부대는 보통 3년 단위 계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한 곳에서 자리잡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도 큰 고충이다.

제대하면 정부기관 오퍼많아

파병의 부담도 있다. 모든 군인이 파병을 가는 것은 아니지만 소속된 군 부대에서 파병을 가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군대에 몇십년 있으면서도 파병에 가지 않는 운 좋은 군인도 있다.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등에서 파병 생활을 경험한 그는 "파병된다고 해서 무조건 전투에 나가는 건 아니며 그녀가 서플라이 프로퍼티 매니저 일을 하는 것처럼 파병된 후에도 평소대로 각자의 직무를 한다"고 말했다. 6~9개월의 파병을 마치면 다시 원래 부대로 돌아온다.

2년후에 완전히 제대하는 한 모병관은 아직은 군대를 떠나는 것이 실감 나지 않지만 한편으론 은퇴가 기다려 진다고 말한다. 은퇴 하고 나서 사회에 나가면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아마도 LAPD같은 정부기관에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군대를 제대한 사람들에겐 정부기관의 오퍼가 많다고 한다.

"그렇지만 제대후 바로 일하고 싶진 않아요. 먼저 세계 여행 등 그동안 못 했던 일을 경험해 본 후 제2의 미래를 생각해 볼거에요"

마흔이 꽉 찬 나이에 제대하게 되는데 걱정거리가 하나 없다. '미군 복무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을 미군 입대로 이끌어준 어머니의 결심이 고맙기만 하다.

☞美 육군 LA모병소

▶주소:3785 Wilshire Bl. #102 CD (솔레어 몰 1층)
▶문의:(323)839-7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