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미국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 장래 위한 선택"
추신수,'아들 국적포기'논란에 직접 입장 표명
대다수 미주 한인들 "불합리한 국적법이 문제"
한국사회, 재외동포에 대한 편협시각 바뀌어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는 추신수(37)가 최근 불거진 '두 아들 국적포기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추신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병역 문제가) 민감한 문제인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아이들의 장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같은 상황이 또 주어진다 하더라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18일 MK스포츠에 따르면 추신수는 전날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에서 태어난 추신수의 장남 무빈(14)군과 차남 건우(10)군이 법무부에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겠다'고 신고했고,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이를 수리한 사실이 이달 초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추신수는 두 아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병역 문제가) 민감한 문제인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아이들이 한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도 아니고, 여기서 태어나 생활하고 살아야 하는 아이들"이라고 했다.

추신수는 "다르게 생각하면 아이들의 장래를 위한 선택이었고, 같은 상황이 또 주어진다 하더라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가족이 나 때문에 희생하며 살아왔는데 이제 내가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추신수는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에 대해서는 "어떤 말을 해도 (비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한국이 지도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국을 알리며 지금까지 (미국에서) 뛰어왔다"고 했다.

국적법은 만 20세가 되기 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은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추신수의 아들이 국적을 포기하면서 병역 의무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추신수 두 아들의 국적 포기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선 병역을 피하기 위해 미리 국적을 포기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추신수의 두 아들이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라는 반응도 많았다.

특히 대다수 미주 한인들은 추신수의 두 자녀가 미국에서 살기를 원해 한국국적 이탈 신고를 한 것을 문제삼는 한국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고 있다. 법적으로 하등의 하자가 없는데도 한국의 네티즌들이 마치 한국을 배반한 것처럼 '야구계의 유승준' 등 온갖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최 모씨는 "불합리한 국적법 때문에, 태어나면서 이중국적을 갖게 돼 어쩔 수 없이 한쪽을 포기하는 것인데 이것이 왜 비난받을 일인가"라며 재외동포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이성적인 시각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