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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아선호와 늦은 출산 등 영향…태아 성별 확인에 유전질병 유무까지 일석이조

지난해에만 임산부 400만명 혈액 테스트 받아
中선 태아 감별 불법…운반책 490불 주면 뚝딱

태아 성별과 건강 여부를 알고자 홍콩으로 혈액을 보내는 중국 임산부와 부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에서는 혈액 샘플로 태아의 성별을 판별하고 유전 질병 유무도 확인해주는 의료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15일 CNN이 인용한 시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중국 임산부 400만 명이 홍콩에서 '혈액 테스트'를 받았다. 혈액 테스트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는 건 사회에 여전한 남아선호와 늦어진 출산 영향이 크다.

중국 정부는 2002년부터 심각한 성비 불균형을 이유로 태아의 성 감별을 금지했다. 중국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중국 전체 인구 14억여 명 중 남성은 여성보다 3270만여 명 더 많다. 중국 정부가 1970년대부터 2016년까지 유지했던 산아제한으로 '1자녀'정책이 강제됐고, 여기에 남아선호 사상이 맞물리면서 여아는 낙태하고 남아만 낳던 풍조가 생겼다.
법이 '성별 확인'을 허하지 않자 욕심은 우회로를 찾았다. 임산부 혈액으로 태아 성별을 확인해준다는 홍콩 의료업체가 그것이다. 홍콩으로 직접 가거나 운반책을 통해 혈액을 밀수하는 방식으로 혈액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운반책은 가방이나 몸에 샘플을 숨긴 채 국경을 넘는다. 최근 이 같은 방식이 세관에 여러 번 적발되면서 정부가 감시를 강화하자 사람 대신 우편 발송으로 방편을 바꾸고 있다. 임산부가 직접 병원에 가서 뽑은 피를 봉제 인형이나 과자 상자 안에 넣어서 홍콩으로 보내는 식이다.

물론 이는 불법이다. 그러나 중국인 의사와 함께 처벌받을지 모르는 전자보다 후자는 위험부담이 낮고 가격은 평균 490달러(50만 원) 선으로 홍콩으로 직접 가는 것 보다 저렴하다.

홍콩 정부가 이런 산업을 허용하고 일정 부분 눈감아 주고 있는 것도 서비스가 커진 이유 중 하나다. 홍콩에선 의료 비전문가들이 혈액 샘플을 테스트하는 건 원래 불법이다. CNN이 인용한 의료계 관계자는 "홍콩 의료실험산업과 시장이 워낙 크고 영향력 있어 정부가 웬만하면 눈감아주려 한다"고 말했다.

혈액으로 태아 성별을 확인하는 테스트(NIPT)는 데니스 로 홍콩 중문대학 병리학 교수가 발명했다. NIPT는 임산부 혈액으로 태아 성별뿐만 아니라 태아가 갖고 태어날 유전 질병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에서도 여성의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출산 연령도 올라가는데, 이 영향으로 태아 질병과 건강을 확인하려는 욕구가 커진 것도 NIPT 수요를 늘리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마켓앤마켓은 NIPT 시장이 올해 39억 달러 규모를 달성하고 연 13.5%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별에 따른 낙태 못지않게 태아가 가진 질병으로 인한 낙태 가능성은 도덕적 논란을 낳는다. 로 교수는 "만약 아이가 40대에 암이나 당뇨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부모에게는 난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