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 세계 평화에 중요한 '롤 모델'…성경 말씀 전하지않고도 복음화 이룰 수 있는 전기


본보 창간 20주년 특별 기획 / 전문가 인터뷰 <종교분야> 풀러신학교 코리안센터 김창환 원장


본보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사회·정치, 경제, 종교, 그리고 통일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집중 인터뷰 및 대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국제관계'를 조명해 보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다.

北 비판하고 상처주기 보단 유동성 있는 접근 필요
같은 동포, 친구, 핏줄로 이해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1.5세, 2세 통일 역할 중요…北 전도, 존중에서 시작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독교가 할 수있는 역할이 있다면.
뭐니뭐니해도 통일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갖는 것이다. 성경말씀이 전해주는 것처럼 공동체가 하나되는 것을 하나님이 원한다. 고린도후서 5장18절에 "--- 화목케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라는 구절처럼 통일에 대한 의견이 다르더라도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은 기도가 중요하다.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1983년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기도회가 시작됐다. 몇몇 젊은 사람들이 주도한 독일 통일을 위한 기도 모임이었다. 조만간 출판될 책('독일 통일, 자유와 화합의 기적')이 있는데, 1989년 독일이 통일되기 30일 전에 80여 명의 기독인들이 통일을 위해서 기도하고 묵상한 것을 간증식으로 적은 것이다. 많은 독일 기독인들이 독일의 통일을 위해 깊이 있게 기도했다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또한, 북한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예술, 문화, 삶의 방식들에 대해서 깊이 있게 이해하고 동포로서 친구로서 핏줄로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지속적으로 교회 내에서 다뤄져야 한다. 진보와 보수가 대화를 통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공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세계 복음화의 관점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전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인 남한과 북한이 이념적으로 나눠져 있는데, 강대국들의 영향이 크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 평화적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우리가 말하는 평화와 화해의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본다. 한반도 평화가 민족의 평화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평화에 중요한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통일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하게 될 것이고 기독인들이 보지이 않는 곳에서 기도 및 하나님의 방식을 통해 노력한 모습들이 깊은 간증이 될수 있다. 성경말씀을 전하지 않고도 세계 복음화를 이룰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진정한 평화란.
시편 85편10절에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으며"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는 남북 관계에서 있어 북한의 인권을 지적하고 염려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평화를 원한다. 이 두 가지는 상당히 '크리에이티브한 긴장'을 조성하게 된다. 무조건 하나만 주장한다고 하면 다른 하나를 잃어버릴 수 있다. 정의의 문제를 등한시하면 온전한 평화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인권, 북핵 문제를 다룰 때도 정의롭게 해야되지만 화평을 위한 유동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통일이 이뤄지면, 북한 전도를 위해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가.
민감한 문제다. 가능하면, 연합을 해서 같이 공동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 북한의 기독교인들을 존중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원하는 교회상 및 비전을 들어보고 그것을 함께 고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미국과 남한의 교회는 재정적으로 체계적으로 튼튼하다. 특히 남한의 교회는 자본주의 모델을 많이 따른다. 자칫 생길지 모르는 위화감을 주의하고 체제가 다른 곳에서 활동해 온 북한 교회와 신앙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존중하는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한반도 통일에 관한 교회의 시각도 제각각이다.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인사회가 함께 가야된다. 개인적으로 강의 및 대화를 하다보면 한인 교회는 진보와 보수의 색깔이 뚜렷하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해의 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또한, 통일 문제에 있어서는 1.5세 및 2세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들이 주도해야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통일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1세들이 과거의 아픔에 대해서 좀더 내려놓고 젊은이들과 더불어서 통일의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적인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이 있는가.
'Share the identity'가 중요하다. 즉, 서로가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서 언어는 같이 쓰지만 다른 민족성을 갖고 있기때문에 서로를 존중하면서 공유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동질성 회복)이 우리 교회가 해야 될 일이고 숙제다. 과거의 상처에 대한 치유가 필요하다. 남북한이 서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때론 북한을 증오하고 체제에 대해서 비판하고, 북한도 마찬가지다. 상처의 치유가 필요하다.

☞김창환 원장은.
장로회 신학대학원(M. Div.), 풀러신학대학원(석사) 및 University of Cambridge(박사).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퍼블릭 테크놀러지'초대 편집장을 지냈으며 영궁 왕립아시아학회 회원이다. 현재 플러신학대학원 코리안센터 원장 겸 신힉대학원 공공신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