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아이들도 원래 이런가?" "조금 늦는데 괜찮아지겠지?"

'발달선별검사'의 중요성

언어 지연 등 나타나면 서둘러 전문가 찾아야
생후 1년 전후 이른 시기에 증상 나타나기도
5~6세 돼서야 문제 인식 부모 많아 안타까워


걷고, 뛰고, 말하고, 또래와 놀고, 배우고… 세상에 태어난 아기는 체중과 키만 커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여러 영역에서 잘 발달해 가야 합니다. 대개 자녀가 외동이거나 첫아이인 경우 대개의 부모님들은 발달 이상의 징후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원래 이런 건가?" "조금 늦는 것 같은데 그냥 기다려 볼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저 잠시 고민하다가 스쳐가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모를 아이의 발달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해법은 '조기발견 조기중재(Early Detection, Early Intervention)'입니다. 아직 신경계가 완성되지 않아 두뇌 발달의 변화와 성장가능성(가소성)이 큰 유아기에 일찍 문제를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교육이 제공되면, 발달의 격차를 따라잡고 지연이나 장애가 더 이상 심화되지 않기에 이후의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8년간 발달선별검사를 진행해오는 동안 해가 갈수록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참여하는 아이들의 연령이 점차 더 어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한미특수교육센터가 DDS의 후원을 통해 시행한 발달선별검사 참여자는 약 40%가 24개월 미만의 영유아였습니다. 그만큼 자녀의 발달을 체크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부모님들의 인식과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발달지연이 특히 많이 발견된 영역은 언어발달(20%)과 사회정서발달(18%)로, 5명 중 한 명 꼴로 재검사 또는 전문가의 진단을 권유 받았습니다. 대체로 자폐성 장애아의 부모님이 자녀의 발달 이상을 처음 느끼는 이유가 언어지연이나 눈맞춤 부족인 것을 고려하면, 언어와 사회정서발달은 선별검사에서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두뇌의 신경생물학적 발달장애이기 때문에 생후 1년 안팎의 이른 시기에도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하기, 여러 가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들(눈맞춤, 손 흔들기, 머리 끄덕이기)이나 공동주의집중(Joint attention, 손가락으로 물건을 가리키는 등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끌기 위한 제스처) 같은 발달은 돌 무렵이면 나타납니다. 최근에는 자폐 진단의 최적 시기가 생후 14-16개월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진단시기가 한층 빨라졌지만 여전히 5-6세가 되어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전문가를 찾는 안타까운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한미특수교육센터가 조기발견을 위해 영유아 발달선별검사에 많은 노력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언어와 문화의 장벽으로 인해 적기에 필요한 서비스를 놓치기 쉬운 한인커뮤니티를 위해 이같은 노력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영유아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막연한 염려'나 '속단'을 내리기보다는 발달검사를 통해 전문가들로부터 정확한 안내를 받기를 권합니다.

"정말 현명한 결정이었어요"

'설마 우리 애는 아니겠지'고민하다 상담 끝에 검사
전문의 추천받아 테라피등 받고 변화, "최고의 선택"

발달선별검사 참여 한 어머니의 편지

예쁘고 건강한 저희 딸은 엄마를 크게 힘들게 하지 않는 아이였지만, 언어습득과 눈맞춤이 자연스레 되지 않고 웃음이나 표정이 별로 없는 편이었습니다. 소아과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다 했지만 사회성 결여를 의심하며 여기 저기 알아보던 중에 한미특수교육센터의 영유아 무료 발달선별검사 신문 광고를 우연히 보게 되였습니다. 잠시 망설였지만 저희 부부는 전반적인 검사와 여러 의견을 들어보기로 결정한 후 참여했습니다.

정말 많은, 그리고 다양한 나이대의 아이들이 부모님 손을 잡고 오가며 테스트에 임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테스트 후 마지막으로 아동발달 전문 소아과 선생님이 상담을 해주셨습니다. 수만 가지 궁금했던 이 엄마의 질문을 차근차근 대답해주시고 또 알맞는 추천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 이후 우리 아이는 선생님이 권해주신 프리 스쿨과 스피치 테라피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매일매일 늘어 나는 단어 수와 집에서 엄마와 시간 보낼 때도 끊임 없는 노래 따라 부르기, 춤추기, 장난치기 등등 밝아진 아이를 보며 행복해 하고 있답니다.

'장애' 라는 무서운 단어가 '설마 우리 아이는 아니겠지' 라고 돌아서게 하기 일쑤입니다. 우리 아이가 조금 늦고 다르게 자라고 있을 뿐이라며 막연한 내일을 기다리며 구글과 대화하듯 이런 저런 검색을 하고 걱정하고 위로받고 자가진단만 하다가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에 이런 저런 도움의 손길을 받아 잘 인도해준다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건강히 밝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 주신 한미특수교육센터 팀원 분들과 봉사하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저처럼 고민하고 있는 부모님들께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33개월 된 아이 클로이 엄마

지난 8년간 영유아 1100명 검사

가주 발달서비스국
공식 후원 기관 인정

한미특수교육센터는 2012년부터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영유아 발달선별검사를 개최해 왔습니다. 올 2019년에만 총 3회에 걸쳐 약 200 명의 영유아들이 발달선별검사를 받은 것을 포함, 지난 8년간 참여한 영유아는 총 1100명에 달합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발달서비스국(DDS)에서 발달지연 및 장애와 관련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주관합니다. 그 동안 한인들은 정보 부족과 문화차이 등으로 인해 이런 발달서비스에서 크게 소외되어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에게 발달문제가 있어도 적절한 때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한미특수교육센터는 한인커뮤니티를 위해 발달선별검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렇게 수년간 서비스격차 해소에 기여해온 점을 인정 받아 2018년부터 DDS가 정식 후원 기관으로 선정, 보다 넓은 지역과 많은 사람들을 위해 발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미특수교육센터의 발달선별검사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영유아 발달검사의 필요성에 대한 의식도 향상되면서 이 발달선별 검사 행사는 한인커뮤니티에서 중요한 서비스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전문가 눈으로 전문적인 판단

발달선별검사는

검사후 발달 이상 보이면 진단·치료, 도움까지

영유아가 연령에 맞는 발달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간단히 '선별(screening)'하는 검사로서 언어, 대근육, 소근육, 사회 정서, 시각, 청각, 치아 등 총 7개 영역에서 이루어집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영유아 한 명 한 명의 발달상황을 체크하고 특정 영역에서 발달지연이 보일 경우 더 전문적인 검사나 평가를 받아보도록 안내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지역별 리저널센터(Regional Center)에 연계하여 얼리스타트(Early Start) 서비스를 받는다거나, 발달전문의나 신경전문의, 사이콜로지스트에게 진단을 받기도 하며, 학교에서 필요한 특수교육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센터에서는 발달지연이나 장애의 가능성이 나타난 영유아들을 팔로업(follow-up)하기 위해, 선별검사와 연계하여 매년 하반기에 발달장애 ABC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세미나에서는 선별검사를 통해 자녀의 발달문제를 발견했거나 최근에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Autism&Parenting, 언어치료, 작업치료, 행동치료, 리저널센터, 특수교육 등의 주제에 관해 전문가들의 상세한 강의와 질의,응답이 이루어집니다. 참고로 올 한해 한미특수교육센터에서 자폐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인원은 총 15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은 발달선별검사를 통해 이상을 발견하여 진단까지 이어진 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