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어권 성인 영어능력지수…韓 31위▲37위, 日 49위→53위, 中 47위→40위

뉴스분석

韓·日 읽기·듣기 입시 치르지만
中, 말하기와 작문에 최우선 둬

한국과 일본의 영어 능력이 정체하거나 뒤처진 반면, 중국은 급상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한국과 일본은 수동적인 읽기·듣기 중심의 대학 입시를 치르지만 중국은 말하기와 작문 중심의 시험을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5일 글로벌 교육기업 EF(Education First)가 전 세계 비영어권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어능력지수 조사 결과, 한국은 지난해(56.27점, 31위)보다 6계단 떨어진 37위(55.04)를 기록했다. 일본은 지난해 49위(51.80점)에서 4계단 더 떨어져 53위(51.51점)로 조사됐다. 중국은 지난해 47위(51.94점)에서 40위(53.44점)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2위였던 네덜란드가 한 계단 올라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핀란드,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독일 순이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의 급상승에 주목하고 "중국이 암기 위주에서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 교육으로 선회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민 트란 총괄 디렉터는 "의사소통 능력 증대가 유창한 영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WSJ는 특히 아시아 3국의 엇갈린 결과에 대해 각국 대입 방식과 맞물려 있다고 해석했다. 한국과 일본 입시는 읽기와 듣기 능력만 평가하지만, 중국은 입시와 졸업시험에서 작문과 말하기 섹션을 두고 있다.

영어능력을 말하기와 작문 중심으로 개편하려는 일본과 한국 정부의 노력도 최근 좌초됐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읽기·듣기·쓰기·말하기 4가지 능력을 종합 평가하기 위해 영어능력검정시험(GTEC), 토플 등 7종의 민간 시험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공정성'논란이 불거지면서 시행을 미뤘다. 비싼 응시료 때문에 부유층 자녀들은 여러 번 연습 시험을 보고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지만 지방에 거주하거나 가난한 학생들은 그럴 수 없다는 지적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2년 한국형 토플(TOEFL)로 불리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과목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결국 폐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