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가 중용한 3선 김세연 불출마 선언 충격파


"이제 수명 다해 깨끗하게 해체해야"
黃 대포와 나경원도 동반퇴진 요구

부산 금정구 출신 3선인 김세연(47)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의 깜짝 불출마 선언은 총선을 5개월 앞둔 보수 진영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 의원은 "지금의 한국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받는다. 창조를 위해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황교안 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언급하면서는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만 한다. 미련 두지 말자.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권이 아무리 폭주를 거듭해도 한국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 이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버림받은 것"이라며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히 해체하자"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이 중진 불출마는 물론 현재 한국당을 이끌고 있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동반 퇴진까지 요구하면서 한국당에 던지는 충격파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대표는 지난 2월 당대표 취임 후 복당파 비주류인 그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하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한국당 안에서는 "드디어 진짜 불출마 선언이 나왔다"는 평가와 함께 "진짜 물러나야 할 다른 중진들의 용퇴 선언으로 이어질지가 중요하다"는 말이 나왔다.

김 의원은 부산 금정에서 5선을 한 고(故)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로 18대 총선 때 부친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곧이어 한나라당에 입당해 19·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돼 3선을 했다. 지난 7월까지 한국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는 등 내년 4월 총선에서 4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았다. 한국당 관계자는 "용퇴론에 휘말리지도 않은 그가 정계은퇴에 가까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한국당 해체를 요구한 것이어서 불출마 선언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어려워 보인다"며 "당지도부로서도 상당한 충격일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을 아는 사람들은 "김 의원은 정치권에서 고집이 강하기로 소문난 유승민 의원 못지 않게 고집과 소신이 강한 사람"이라며 "보수통합을 둘러싼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지금의 한국당으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자기를 던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