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병마용·디즈니랜드 등 중국 곳곳 유명관광지 임시휴무 돌입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자금성(紫禁城)과 디즈니랜드를 비롯한 중국 유명 관광지들이 문을 닫고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있다.

24일 신경보와 환구시보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베이징(北京) 자금성은 춘제(春節·중국의 설) 당일인 25일부터 당분간 문을 닫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는 베이징시 문화여유국이 23일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줄이도록 한 데 이어서 나온 것이다.

자금성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한 한 직원은 신경보 인터뷰에서 "자금성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개관했다"면서 "전염병 때문에 문을 닫는 것은 근 4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는 쥐융관(居庸關) 만리장성, 명 13릉 등 다른 유명 관광지뿐만 아니라 국가박물관, 국가도서관, 중국미술관 등 다수 시설이 24일이나 25일부터 임시 휴무에 들어간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이었던 국가체육장이 문을 닫고,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 등도 캠퍼스 참관객을 받지 않기로 했다.

국가대극원을 비롯한 각종 공연장·극장도 운영을 중단하면서, 유명 공연 '금면왕조'는 물론 춘제 대목을 겨냥해 제작된 영화 상영도 중단된다.

디탄공원 등 베이징 곳곳에서 춘제를 맞아 열릴 예정이던 묘회(廟會)도 취소됐다. 묘회는 춘제 등 명절에 사원에서 지내는 제사와 주변 지역의 문화 오락 활동을 함께 일컫는 말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다.

신경보는 디탄공원에서는 묘회 취소 결정 후 이미 설치해뒀던 행사 구조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목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베이징 차오양공원에서 25~30일 열릴 예정이던 국제 펑칭제(風情節) 행사 등은 물론 성당의 주말 미사도 취소됐다.

그뿐만 아니라 베이징·상하이(上海)에 있는 유명 테마파크 환러구(歡樂谷)와 상하이 디즈니랜드 등 놀이공원도 문을 닫는다.

디즈니랜드 측은 방문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25일부터 휴무에 들어간다면서, 이미 구매한 입장권 등은 환불해주고 재개장 일시는 별도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국매체 앙광망(央廣網)은 진시황제를 지키던 병마용으로 유명한 진시황릉 병마용 박물관을 비롯한 산시(陝西)성 지역 박물관 다수도 24일부터 문을 닫는다고 전했다.

항저우(杭州)의 서호(西湖), 샤먼(厦門)의 구랑위(鼓浪嶼), 난징(南京)의 '난징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 등도 당분간 볼 수 없다.

중국에서는 병이 처음으로 발생한 우한(武漢)과 후베이성뿐만 아니라 허베이성, 충칭시, 허난성, 간쑤성, 저장성 등 전국적으로 박물관 등 문화시설과 관광지에 대한 임시 휴무 결정이 속속 내려지고 있다.

한편 북중 접경 지린성에 위치한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중국 쪽도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입산 통제에 들어갔다.

창바이산 여유주식회사 등은 공지를 통해 "24일 오후부터 백두산 북쪽 및 서쪽 풍경구 등을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재개방 시기는 별도로 통지하겠다"고 밝혔다.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도 청나라 시기 고궁 등 문화시설이 문을 열지 않으며, 북중 접경인 단둥(丹東) 도심의 영화관도 휴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역시 '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22일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 단체관광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