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직 대통령으론 사상 최초

보수 지지자 결속 의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최초로 24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리는 낙태 반대 행사 '생명을 위한 행진'에 참가할 뜻을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복음주의 기독교인과 보수 유권자를 사로잡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낙태 반대 성향이었던 기존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드러냈다"며 지지자만을 위한 트럼프식 정치에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 지난해 행사 동영상을 올리고 "금요일에 보자. 많은 관중"이라고 썼다. 우회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폭행, 근친상간, 산모 생명 위협이라는 3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낙태를 반대한다"고 주장해왔다.

미 연방대법원은 1973년 1월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통해 여성이 임신 후 6개월까지 낙태할 권리를 헌법으로 보장했다. 반발한 보수 성향 시민들은 다음해부터 매년 1월 이 행사를 열고 있다. 보통 약 10만 명이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낙태지지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삭감했다. 2018년 행사 때는 비디오를 통해 지지 연설을 했다. 또 같은 해 성추행 의혹으로 야당 민주당이 거세게 반대한 브렛 캐버노를 종신직인 연방대법관에 임명했다. 캐버노는 유명한 낙태 반대론자다. 현재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 법관은 총 5명. 보수 유권자들 현 대법원이 1973년 판결을 뒤집어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의 트윗을 분석하는 팩트베이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루에만 총 142건의 트윗을 올려 재임 후 일일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12일 122회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