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때문에…'삶의 풍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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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영향 한인 독서 인구 급감
최대 16곳 타운내 서점, 두세군데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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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불 투자한 책에서 '인생의 길' 찾기도
'하루에 20분 책읽기'새해목표 어떨까"

직장인 김모씨(36·LA)의 새해 목표는 '책 한권 읽기'다. 그는 지난 몇년간 이 목표를 여태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유는 스마트폰 때문이다. 매일밤 퇴근 후 몸은 어찌나 천근만근인지 침대에 누워 유튜브와 스마트폰만 보다가 잠이든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인해 한인 독서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자신과의 약속을 다짐하는 사람들. 혹시'독서'를 계획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요즘 LA 한인타운에서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손엔 책 대신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으로 유튜브 등의 영상 및 티비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것이 일상이 됐다. 하물며 장난감을 쥐어주고 토닥토닥 울음을 달래야 할 갓난 아이에게 스마트폰 영상을 들이미는 웃픈 현상까지 생겨났다.

LA 한인타운의 한 서점 관계자는 "독서 인구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바람에 책방 운영이 어렵다"며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부터 날이 갈수록 매출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타운에 최대 16개에 달하던 서점들은 종적을 감춰 지금은 두 세군데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성인 10명 중 4명이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을 정도로 역대 최저 수준의 독서율을 기록했다는 조사결과를 밝혔다. 지난 2016년 1년간 일반 도서(교과서, 학습참고서, 잡지, 만화 제외)를 1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독서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 전년도와 비교해 성인은 5.4%, 학생은 3.2% 감소했고 1994년 처음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종이책 독서량은 성인 평균 8.3권으로 2015년 조사 때의 9.1권보다 0.8권 줄었다. 학생의 독서량 역시 28.6권으로 2년 전 29.8권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본인의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성인의 비율은 2011년 74.5%에서 2013년 67.0%, 2015년 64.9%, 2017년 59.6%로 지속해서 감소해 독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서를 안하는 이유에 대해서 성인은 '휴대전화 이용, 인터넷, 게임', '다른 여가 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 학생은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 휴대전화, 인터넷, 게임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대해 한 책방 업주는 "요즘 사람들은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르는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영상은 금방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자기 개발 서적은 오랜시간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고 강조했다. 책에 투자한 20달러로 누군가의 함축된 지식과 지혜, 교양 및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책방을 찾는 30~40대 단골 손님들이 하나같이 '책 속에서 길을 찾았다'고 한다"며 한 예로 "한달에 한번씩 20~30권에 달하는 경영 서적과 자기개발 서적을 꾸준히 사가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독서 예찬론자들은 2020년엔 하루 20분이라도 좋으니 스마트폰 전원을 끄고 책을 읽어보자고 강력 권고한다. 소셜 미디어에 노출된 일상 속에서 아주 잠시 동안 만이라도 나만의 세상에 빠져보자는 것이다. 그들의 말을 빌자면 어쩌면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 우리 마음은 더욱 풍요로웠을 지도 모른다.

☞책 읽어주기
한국에선 '설민석의 책 읽어드립니다', '김미경의 북드라마', '책 읽어주는 여자', '책 읽어주는 남자'등 다양한 유튜부 채널에서 유명인사들이 작가 소개 및 책의 줄거리를 요약해주고 그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하는 영상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독서를 멀리하던 다세대의 사람들이 점차 책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폰을 놓기 싫은 사람들에게 적합한 독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