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동생 재판서 증인으로 나와 진술…2007∼2019년 웅동학원 행정실장 근무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오빠에게 차기 교장을 시켜주겠다는 말과 함께 웅동학원 행정실장 자리를 제안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정 교수 오빠인 정모씨는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조 전 장관의 동생 조권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등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정씨는 2007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조 전 장관 일가가 운영하는 학교법인인 웅동학원에서 행정실장으로 근무했다.

정씨는 "2007년에 매제인 조 전 장관이 학교에 자리가 있다고 하면서 좀 근무하다 보면 차기나 차차기 교장을 시켜준다고 했다"며 "자식이 시집·장가를 갈 때 교장이면 좋다며 (자리를 맡아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에도 사돈(조변현 전 이사장)께서 도와달라고 했는데 사돈 회사라 고사했었다"며 "1년 후 회사가 부도났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의 빚이 있었는데 재차 제안이 왔길래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이) 내게 (교원 자격이 없으니) 야간대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으라고 했다"며 "학교에 가보니 다른 교원들로부터 교장 자리를 뺏는 것 같아 나 자신이 용납이 안 돼 바로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조 전 장관으로부터 교장을 시켜준다는 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구체적으로 묻자 "(조 전 장관 아버지인) 조 이사장이 '국이가 자꾸 교장을 시키라는데 하여튼 열심히 하고 있어라. 봐서 시켜줄게'라고 했다"고 답했다.

정씨가 이날 법정 증인으로 나온 것은 조 전 장관 동생 조권씨의 소송비리 혐의 등을 놓고 사실관계를 따져보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웅동학원에서 사무국장 역할을 해온 조씨가 허위공사를 근거로 공사대금 채권을 확보하고 웅동학원을 상대로 '셀프 소송'을 벌이는 등 학교법인에 115억5천10만원의 손해를 안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씨는 이날 조씨의 소송과 관련된 증언도 내놨다. 그는 조씨가 웅동학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해 채권을 확보했고, 이를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 것을 2011∼2012년쯤 학교 등기부 등본을 보고 알았다고 진술했다.

또 조씨가 사무국장이 된 목적이 학교 관련 소송에 대응하고 수익재산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이사회 회의록에서 봤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조씨가 사무국장으로서 임대 관계에 관한 업무를 주로 했다"며 조씨가 사무국장으로서 보수를 받은 적도 없고,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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