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120개국 기밀 훔쳐
한국 정부도 주요 고객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스위스에 암호통신기 회사를 차려서 이 기기를 이용하는 각국 정부의 기밀 정보를 수십 년간 가로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 폭로했다.

한국을 포함해 120개가 넘는 정부를 고객으로 보유했던 '크립토AG'라는 회사가 사실은 CIA의 정보 수집 창구였던 셈이다. 여기에는 서독 정보기관(BND)도 동참했다. 암호통신장비 판매로 들어온 수백만 달러 규모의 이익은 CIA와 BND가 나눠 가졌다. CIA는 회사를 운영해 수익도 챙기는 한편 손쉽게 각국 정부의 기밀 통신을 가로챌 수 있어 '꿩 먹고 알 먹고'사업을 한 셈이다.

CIA는 자료의 진위를 반박하거나 보도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WP에 따르면 CIA는 크립토AG 암호통신기에 일종의 '백도어'를 만들어 각국 기밀 통신을 도청했다. 크립토AG의 1981년 가장 큰 고객은 사우디아라비아였고 이란과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이라크, 리비아, 요르단에 이어 한국이 포함됐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