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남은 캠프 기간 반전을 만들어야 한다.
세인트루이스에 입성한 김광현은 스프링 캠프에서 치열한 선발 경쟁에 돌입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잭 플래허티,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 애덤 웨인라이트가 1~4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김광현과 마르티네스의 경쟁이 캠프 출발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직 마지막 선발 한 자리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구단 고위층의 마음은 김광현보다 마르티네스에게 쏠려있는 모양새다. 세인트루이스의 첫 합동 훈련이 열린 12일 현장에 모인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 존 모젤리악 사장의 뉘앙스에서 이를 느낄 수 있었다.
모젤리악 사장은 김광현에 대해 "앞으로 남은 40일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된다"면서 "(김광현의)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다. 우리팀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김광현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취재진이 선발 전환 의지를 피력한 마르티네스의 보직에 대해 묻자 "마르티네스가 전반적으로 괜찮다면 선발로 간다"고 말했다. 같은 값이면 김광현보다 마르티네스를 선발로 기용할 생각을 넌지시 밝힌 것이다. 마르티네스는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3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의 굳건한 기둥이었다. 2018시즌 어깨 부상 여파로 지난 시즌까지 불펜에서 활약했지만 건강함을 되찾은 뒤 다시 선발 도전을 외쳤다. 보여준 능력이 있기 때문에 구단도 신입생 김광현보다 마르티네스에게 마음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5선발 후보' 김광현에게 선발 도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회는 균등하게 배분된다. 모젤리악 사장은 "당연히 선발 등판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B게임을 통해 선발 등판 기회를 주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캠프에서는 이른바 'B게임'이라고 해서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열리는 연습 경기에 메이저 투수들을 등판시키기도 한다. 메이저리그 캠프 기간 열리는 시범 경기에 모든 투수들을 다 내보낼 수 없기 때문에 B게임을 활용하는 것이다. 김광현도 이를 통해 선발 테스트롤 받게 될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쉴트 감독은 "마르티네스는 두 차례나 올스타에 뽑힌 선발 투수"라면서 5선발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스프링 캠프를 통해 5선발을 최종 결정할 것임을 밝힌 것. 그러면서 "김광현은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을 우선시한다. 선발 기회도 원하지만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불펜으로 보직을 옮기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는 김광현의 의지를 다시 언급한 것이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마르티네스를 선발로 쓰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김광현이 5선발 자리를 꿰차기 위해선 남은 기간 동안 좋은 피칭을 뽐내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모젤리악 사장이 "선발 로테이션을 정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 정할 필요는 없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지만 우선순위는 마르티네스에게 있다. 김광현은 13일과 15일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을 한 뒤 오는 22일 뉴욕 메츠와 시범 경기 개막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선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남은 40일이 매우 중요해졌다.

주피터|서장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