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강아지 구충제'펜벤다졸'논란 이어 LA한인들 암암리'알벤다졸'복용 부작용 위험수위
[이슈분석]

"암, 비염 등에 효과"경험담 SNS에 소개 현혹
한국선 한 알 400원짜리, 40만원까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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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등 의사처방없이 멕시코 등에서 구입
전문의 "기생충 약일뿐…잘못 복용하면 위험"

#평소 심한 치주염과 비염에 시달리던 최모씨(55·LA)는 친구들에게서 '알벤다졸'이 염증 치료와 비염에 탁월하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수소문 끝에 멕시코에 거주하는 지인을 통해 알벤다졸을 손에 넣은 최씨는 의사와 상의없이 약을 일주일간 복용했다. 이후 황달 현상과 어지러움 증상을 느껴 뒤늦게 병원을 찾은 최씨는 담당 의사로부터 "간수치가 올라가고 신장에 무리가 왔다"는 진단을 받고 즉시 복용을 중단했다.

최근 말기암 환자의 '기적의 항암제'로 불렸던 강아지 구충제인 '펜벤다졸'에 쏠렸던 관심이 사람 구충제인 '알벤다졸'로 향하고 있다. 이에 LA 한인타운에서도 의사의 처방 없이 알벤다졸을 복용한 환자들이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어 우려된다.

최근 유튜브 등 SNS에 소개된 알벤다졸은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이다. 약을 복용하고 암, 비염, 당뇨, 염증, 아토피 등에 효과를 봤다는 개개인의 경험담이 전파되면서 현재 한국에서 한 알에 400원에 판매되던 알벤다졸의 가격은 40만원까지 치솟아 제품을 쉽게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LA 한인들은 미국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구할 수 없는 알벤다졸을 멕시코 등 해외에 거주하는 지인을 통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식품 의약품 안전처와 대한 의사협회에 따르면 알벤다졸은 기생충 감염 치료를 목적으로 단기간 사용하도록 허가된 약으로 이외의 다른 질환 치료에는 어떠한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임상시험 사례도 전무하고 장기간 복용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영직 내과의 이영직 원장은 "호기심에 알벤다졸에 대해 문의하는 한인 환자들이 제법 많다"고 말하고 "아무리 위험성을 경고해도 약을 몰래 구매해서 복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알벤다졸은 식약처에서 검증된 약도 아니기에 개인의 의견으로 일반화 시켰다가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과 마찬가지로 알벤다졸 역시 치료방법이 더이상 없는 말기암 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복용하는 맥락과 다를 것이 없다"며 "기생충 문제는 암 유발 원인의 1%도 채 되지 않는데 치료를 목적으로 독한 기생충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한다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약의 제조사나 미국 의약품 정보 웹사이트 등에선 알벨다졸 복용에 따른 간독성, 골수억제 등의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이 원장은 "특히 암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고 알벤다졸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암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을 치료중인 환자가 알벤다졸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기존 치료 효과까지 사라지게 할 수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알벤다졸은 단기간 복용 시에도 간수치 상승, 복통, 두통, 발열, 어지러움, 구토, 발진, 황달 현상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올바른 사용법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연 기자

☞알벤다졸(Albendazole)
알벤다졸은 기생충을 사멸시켜 기생충에 의한 감염을 치료하는 사람을 위한 구충제이다. 회충, 요충, 편충, 십이지장충에 효과가 있으며, 기생충의 종류에 따라 1회 혹은 그 이상 투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