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에 '韓 입국금지' 6개국으로 늘어, 이스라엘 " 韓관광객 200명 軍기지 격리 검토"
[뉴스분석]

바레인, 요르단, 사모아, 키리바시 등도 불허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면서 한국발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거나 한국행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을 경우 이같은 '코리아 포비아(한국 공포증)'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한 나라는 중동의 이스라엘과 바레인, 남태평양에 있는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5개국이다. AFP에 따르면 요르단도 이날 한국을 비롯해 중국ㆍ이란에서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에선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쯤 대한항공 KE957편으로 텔아비브에 도착한 한국인 130여 명이 처음으로 입국 금지를 당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정부는 이스라엘 정부와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을 접촉해 입국 허용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휴일인 이날 오전 이스라엘 대사대리를 불러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뿐만 아니라 23일 이스라엘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예루살렘 남쪽의 한 군사기지에 한국인 관광객 200여 명을 격리할 수 있다는 현지 매체 보도도 나왔다. 해당 조치를 이스라엘 보건부와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가 조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격리 시설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하르길로의 주민들은 이날 항의 시위까지 벌였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한국인 일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된 직후 이뤄졌다. 지난 22일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다녀온 70여 명 가운데 1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스라엘은 중국(2월 2일), 싱가포르ㆍ태국ㆍ홍콩ㆍ마카오(2월 18일), 일본에 대해서도 입국 금지 조치를 한 상태다.

나아가 이스라엘 보건부는 23일 "중국,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태국 외에도 최근 14일 동안 한국이나 일본에 체류한 사람은 14일이 경과될 때까지 격리돼 있어야 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14일 동안 이스라엘에 입국한 한국인들을 약 16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강제 격리 조치는 아니라 해도 희망자들에 한해 조기 귀국시키는 방안을 이스라엘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에 앞서 같은 중동국가인 바레인도 지난 21일부터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비롯한 코로나19 발병 국가를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바레인 외에도 중동에서 한국에 대한 추가 입국 금지제한 조치를 취하는 나라가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보고 현지 공관과 언론을 통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남태평양의 키리바시와 사모아는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발병국을 방문하거나 경유한 경우 입국 전에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은 나라에서 14일 이상 머무른 뒤, 건강검진서를 제출해야 입국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령 사모아는 한국 등에서 입국한 경우 하와이에서 14일 동안 체류하고 입국 전에 건강검진서를 제출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