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보충 닭고기쌈 먹고, 무설탕 보리수 마시고…

수요화제

건장 체격.뚱뚱한 몸 '부의 상징' 옛말
외부 교류 늘며 '비만'심각성 인식 퍼져
고위층은 지방흡입 등 의학 도움 받기도

북한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북한 사람들도 다이어트를 하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최근 종영한 재벌 상속녀가 북한에 불시착한다는 소재를 다룬 '사랑의 불시착'에는 '살 까기(다이어트)'라는 낯선 용어도 등장한다. 과거 북한에서는 건장한 체격과 뚱뚱한 몸이 부의 상징이었지만 요즘에는 늘씬한 몸매를 추구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외부와 교류가 확대되며 '비만이 건강의 적신호'라는 인식이 퍼진 것도 한몫했다.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에 '코카콜라'는 없어도 청량음료인 '보리수'가 있다. 심지어 설탕이 안들어간'무당(無糖)'버전이 존재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다이어트 콜라'정도로 볼 수 있다. 대다수 무설탕 음료가 그렇듯 설탕 대신 자일리톨을 넣었다. 북한에서는 '단맛은 있어도 혈당은 오르지 않는다'고 소개된다.

여러 매체에 따르면 최근 북한 중상류층은 '닭고기쌈'과 '두부밥' 등 건강식단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닭고기쌈은 저민 닭가슴살에 녹말가루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각종 야채를 채운 뒤 기름에 굴려가며 익힌 요리다. 닭가슴살의 풍부한 단백질에 야채의 항산화성분, 식이섬유가 다이어트 식단으로 추천할 만하다. 두부밥은 튀긴 삼각형 모양의 두부 속에 야채, 멸치, 고춧가루로 만든 양념장에 비빈 밥을 채워 넣은 음식이다. 식물성 단백질에 적절한 탄수화물을 공급할 수 있어 다이어터도 안심할 수 있다.

애초에 북한에서 다이어트가 성행한 것은 미용 목적은 아니었다. '고도비만으로 인한 건강 적신호'가 삶을 위협할 정도에 다다른 고위층이 이를 관리하려는 차원에서 '살 까기'를 주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8년 뇌졸중을 겪은 뒤 재발을 막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10여㎏을 감량했다. 아들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고도비만인 그는 2014년 갑작스럽게 홀쭉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놀라움을 자아냈다. 당시 외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만수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