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화·제 / 친부모 애타게 찾는 美 입양 한인 케이트 버든씨

1982년 출생후 부산 대동병원서 발견
6달후 미국행, 로클롤 연주가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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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었던 친부모의 결정 이해
다시 만나면 영혼을 다해 사랑할 것"

"다음 생(生)에는 우리가 다시 만나겠지만 이왕이면 이번 생에 꼭 보고 싶습니다"

로큰롤 밴드에서 보컬과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는 미국 입양 한인 아만다 케이트 버든(한국명 전말순·38) 씨가 친부모를 만나고 싶어하는 애절한 마음이다.

버든 씨는 23일 아동권리보장원에 보낸 사연에서 "38년 전 나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을 지금은 이해하며 연민의 정을 느끼고 있다"며 "불완전한 상황에서 내렸던 과거의 결정은 나와 부모님 모두에게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친부모를 영원히 만날 수 없다 해도 온 마음과 영혼을 다해 사랑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친부모를 찾고 있는 버든 씨는 생년월일과 자신이 발견된 장소만 알고 있다. 1982년 1월 12일생. 12일 뒤 부산 동래구에 있는 대동병원 215호 병실에서 발견됐다.

'전말순'이라는 한국 이름은 입양되기 전까지 부산에서 그를 잠시 키웠던 돌보미가 지어줬다고 한다.

그해 8월 23일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에서 미국 웨스트 미시간에 거주하는 윌리엄 버든과 린다 버든 부부에게 입양됐다.

왼손잡이인 그는 어려서부터 음악과 예술에 재능을 보였고, 피아노와 기타를 배웠다고 한다. 미시간대 앤아버 캠퍼스에서 심리학과를 전공한 뒤 일본 야마나시에서 5년 동안 현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2008년 뉴욕에서 필리핀계 미국인과 만나 3년 뒤 결혼한 그는 뉴욕 브루클린에 살며 로큰롤 밴드와 함께 보컬리스트이자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또 정신 건강 서비스, 사회복지와 교육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현재 폭력 예방 교육을 위한 슈퍼바이저로 일하고 있다.

버든 씨는 1996년 로큰롤 뮤지션 제프 버클리의 팬들을 위한 온라인 음악 이메일 그룹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같은 처지의 동갑내기 호주 입양 한인 스테파니를 만났다. 둘은 펜팔 친구가 돼 동질감을 느끼며 우정을 나눴다고 한다. 특히 지난 2006년 서울에서 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친부모를 찾던 스테파니로를 만나 용기를 얻은 버든 씨는 이후 두차례나 더 한국을 방문, 입양기관을 수소문하며 자신의 출생 기록을 찾아내기도 했다. .

"언젠가 친부모를 만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있다"는 그는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만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