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32)이 비록 시범경기였지만 메이저리그 무대 첫 선발 등판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김광현은 26일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시즌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고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주전급 타선을 상대로 외야로 날아간 타구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완벽했다.
김광현은 이날 29개의 공을 던졌고, 이중 18구가 스트라이크였다. 최고 구속은 94마일을 찍었다.
세인트루이스의 간판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호흡을 맞춘 김광현은 1회 초 선두 타자 조나단 비야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스타트했다. 볼 2개를 먼저 던지는 바람에 불리한 볼카운트였지만 이후 3개의 공을 모두 스트라이크 존에 꽂으며 비야를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브라이언 앤더슨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광현은 3번 코리 디커슨에게 1루 땅볼을 유도하며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막았다.
2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4번 타자 거포 헤수스 아길라를 맞아 전혀 주눅들지 않는 피칭으로 압도했다. 공 2개로 아길라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맷 조이스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김광현은 6번 이산 디아스를 또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예정했던 2이닝 피칭을 모두 마쳤다.
지난 22일 뉴욕 메츠와 시범경기에서 5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하며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김광현은 1이닝 무피안타 2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로써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중간 성적표는 2경기 3이닝 무피안타 5삼진 1볼넷 무실점이다. 팀 내 선발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성적표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메이저리그 컬러니스트 제프 존스는 "이날 김광현의 최고 구속은 시속 94마일(151㎞)이었다. 구속에 변화가 컸고, 치기 힘든 매우 지저분한 공을 던졌다"고 평가했다.
또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로 나선 김광현의 공은 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김광현은 첫 시범경기 등판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시속 90마일대 초반의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활용해 6명의 타자를 상대로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다"고 전했다.
FOX 스포츠는 "세인트루이스는 마이애미에 패했지만, 김광현의 출발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날 경기서 김광현은 SK 와이번스 시절 사령탑이었던 트레이 힐만 마이애미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호투를 펼쳐 더욱 의미가 있었다.
김광현의 호투에도 세인트루이스는 7-8로 역전패했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세인트루이스 투수 중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은 선수는 김광현이 유일했다. <관계기사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