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즉위 이후 처음 사순절 피정 불참, 일각선 코로나 의심
이탈리아

감기 증상을 겪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사순절 피정(避靜)에 불참하기로 했다. 교황은 1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회에서 "불행하게도 감기로 인해 올해는 (사순절 피정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여기(바티칸)에서 묵상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피정은 가톨릭 신자가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에서 묵상·성찰·기도 등 종교적 수련을 하는 것을 뜻한다. 교황이 가톨릭 신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순절 피정에 불참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2013년 즉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교황은 1일 운집한 수천 명의 신도 앞에서 행한 짧은 강론 중 여러 차례 기침하는 등 건강이 편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교황은 지난달(2월) 27일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로마 시내 유서 깊은 산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에서의 사순절 미사 집전을 취소한 이래 외부 공식 일정을 잇달아 취소·연기하고 관저로 쓰이는 '산타 마르타'에 머물러왔다.

교황의 비정상적인 몸 상태는 코로나19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전 유럽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일각에서는 교황이 코로나19 관련 질병을 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억측도 나오지만, 교황청은 "가벼운 질환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일축했다.

교황은 모국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생활하던 20대 초반 질병으로 폐의 일부분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