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코로나19 확산 불구 대다수 한인교회들 주일예배 유지, 일부 신자들 '신앙 vs 안전'갈등

수백명 모이는 예배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교회들, 영적 의무·재정 문제 등 놓고 시름


# LA에 거주하는 50대의 김모씨. 김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고민거리가 생겼다. 80대 고령인 아버지가 수요일 성경공부를 하기 위해 교회에 참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앙인으로서 종교 활동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토를 달 수는 없다하더라도, 아버지의 건강을 생각하면 당분간 만이라도 단체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하다.

# 세리토스에 거주하는60대 강모씨. 강씨는 교회에서 장로의 직분을 맡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감염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수백명의 성도들이 모이는 예배에 참석을 놓고 자신은 물론, 한 교회의 리더로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야 할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한다.

12일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는 250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 또는 이벤트 등을 연기하거나 취소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코로나19 지침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또한, LA시도 시 소속 모든 부서에 50명 이상이 모이는 공적인 모임 또는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명령했다. NBA, NHL, MLS, MLB 등 메이저 스포츠 경기들이 중단되거나 개막이 연기되고, 대규모 비즈니스 컨퍼런스 또는 콘서트 등도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인교회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성도들의 삶의 가장 중심이 되는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 차원의 지침 또는 권유를 외면할 수도 없어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있다.

신자들은 주일 예배 뿐만 아니라 예배후 식사, 구역 모임 등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일부 교회 방침에 불편함을 나타내며 교회들의 보다 과감한 코로나 예방 방침을 주문하고 있다.

LA의 대형교회 중 하나인 충현선교교회(담임 민종기 목사)도 이러한 흐름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민종기 목사는 "정부가 단체 및 대중 모임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발표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주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도들의 고유 의무인 '예배 드림'에 대한 중요성도 함께 다뤄야 하기에 영적인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충현선교교회는 500명 정도가 참석하는 3부 예배를 나눠서 드리는 방안 및 온라인 예배로 실시간 중계하는 방법 등도 강구하고 있다.. 민 목사는 "재정적인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보고, 최대한 소비를 줄여나가는 등 긴축 재정으로 허리띠를 동여매고 있다"고 강조했다.

OC의 대표적인 대형교회 은혜한인교회(담임 한기형 목사)는 현재 3부 예배를 인터넷으로 라이브중계하고 있는데, 향후 1,2부 예배도 인터넷으로 생중계해 나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예배를 가정에서도 드릴 수 있도록 온라인 예배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기홍 목사는 "주정부의 대규모 단체 모임 또는 집회의 취소나 연기 권고로 현재 당황스럽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성도들의 믿음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오히려, 이러한 고난을 맞아 하나님 앞에 믿음으로 나아가 말씀 및 기도 생활에 충실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현 상황을 믿음의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담대한 마음과 믿음으로 하나님의 치유하심을 바라봐야 한다"고 성도로서의 결연한 자세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