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활절인 내달 12일 전에'경제활동 재개'발언에 각계 비판 공방 가열
뉴스분석

트럼프,"이런 일 생길 때마다 폐쇄 안돼"
의료진 "시체 쌓여가는데 식당가라는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부활절(4월 12일) 이전에 미국 경제활동이 정상적으로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찬반논란이 거세다.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대다수 국가에서 시민들에게 '집에서 나오지 마라'고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문을 열고 나와 경제활동을 시작하자'고 주문한 것이다. 미 보건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은 미국인의 목숨을 보호하는 것이 경기침체 해소보다 우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폭스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부활절 전까지는 열리도록 하고 싶다"며 경제활동 재개를 강하게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보다 경제 불황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을 것"이라며 "앞으로 온갖 일이 다 생길 텐데 그때마다 일등국가인 미국을 폐쇄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활동 재개 발언에 대해 "의료전문가들은 2주라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면서 "의사들은 사람이 밀집한 직장이나 행사장으로 되돌아갈 경우 코로나19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도 여야 구분 없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말하는 것을 중단하고, 의료전문가들에게 귀를 기울이라"고 비판했다.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도 "병실에 환자가 가득하고 전국에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경제가 정상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경제성장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부 정치인이 있다는 이유로 시신 더미를 쌓아둔 채 사람들에게 식당에 가고 집을 사라고 하는 것은 냉정하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미국이 유럽을 뛰어넘는 새로운 진원지(epicenter)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나온 트럼프의 발언이라 더욱 비난의 불길을 당겼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부활절 이전에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한편 폭스뉴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 월스트리트의 대형 투자자들과 비공개 전화회담을 갖고 폐쇄와 격리 조처를 적어도 한 달 이후에나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