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다음날인 토요일 저녁 아내 먼저 하늘나라로
아내 머물던 병실에서 남편은 12시간 뒤 목숨 잃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결혼 53주년을 맞은 영국의 한 노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 시간 간격으로 목숨을 잃어 주변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아이리시 뉴스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밸리(79)와 이소벨 밸리(71) 부부는 지난 주말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의 메이터 병원 내 같은 병실에서 숨을 거뒀다.

남편인 크리스토퍼는 열흘 전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한 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이후 아내인 이소벨 역시 지난 26일 병원에 입원했고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 27일 결혼 53주년을 병원에서 떨어져 보낸 부부는 이후 아내가 먼저 토요일인 28일 병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후 남편인 크리스토퍼 역시 상태가 악화됐고, 아내가 머물던 병실로 자리를 옮긴 뒤 아내의 뒤를 따랐다. 부인 이소벨씨가 사망한 지 12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부부는 수십년간 잉글랜드에서 살다가 지난 2003년 고향인 벨파스트로 돌아왔다.

이소벨은 지난해 뇌졸중을 겪었고, 크리스토퍼 역시 두 달 전 폐암 판정을 받는 등 두사람 모두 기저질환이 있었다.

부부의 세 자녀 중 한 명인 피오나 밸리는 "부모님은 매우 놀라운 분들이었으며, 이런 식으로 돌아가셔서는 안 된다"면서 "물론 기저질환이 있었지만, 부모님을 한 번에 잃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