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베테랑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7)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힘들어진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통크게' 지갑을 열었다.
추상적인 기부가 아닌 직접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20만 달러 가까이 금전적인 직접 지원에 나선 것.
AP통신은 1일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 전원에게 1000달러의 생계 자금을 지원한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에 소속돼 있는 마이너리거는 191명으로 추신수가 지원하는 금액은 총 19만1000달러다. 올해 연봉이 2000만 달러가 넘는 그지만 그래도 이 같은 거액을 선뜻 내놓기는 매우 힘들 일이다.
추신수는 이뿐 아니라 이미 지난달에는 코로나19로 힘들어진 대구 시민들을 돕기 위해 2억원을 기부했었다.
추신수는 "나도 7년이나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봐서 안다. 적은 월급으로 생계조차 쉽지 않은데 지금은 게임까지 없으니 그 힘든 상황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며 "요즘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보수 등 모든 것이 내가 뛸 때보다야 훨씬 좋아졌지만 힘들기는 여전히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추신수가 이 같은 통큰 결정을 내린 데는 아내 추원미씨의 역할도 컸다.
추신수는 "지난달 중순 스프링 캠프가 중단되고 메이저리그 개막이 연기되면서 마이너리그까지 모두 연기됐을 때부터 고민을 했었다"면서 "아내와 오랫동안 상의했고, 어려웠던 마이너리거 시절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아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큰 힘을 줬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는 새 시즌이 열리지 않으면서 메이저리그 전 구단이 생계가 어려운 마이너리거를 위해 주당 400달러씩 지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많은 선수들이 다른 부업을 뛰고 있는 실정이다.
텍사스와 1억3000만 달러에 7년 계약을 맺은 추신수는 올해가 마지막으로 21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돼 있다. 팀내 최고액이다.
그러나 그 역시 메이저리그가 시작되지 않아 제대로 된 연봉을 받지 못하고 있고, 시즌이 줄어들게 되면 그만큼 연봉이 줄어들게 된다.
그는 "20년 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지만 지금은 야구 덕분에 많은 것을 누리게 됐다"면서 "그래서 이제는 돌려줄 때다. 힘들게 운동하는 선수들을 돕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