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이 코앞인데 오라는 회사는 없고 입술만 바짝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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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월 실업률 14.7% 사상 최고 기록

원하는 직장 들어가기 ‘하늘의 별따기’

“전공이나 연봉은 둘째…취업만 됐으면”

#올해 USC를 졸업하는 K양은 요즘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률 증가로 졸업을 하더라도 직장을 잡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마케팅 전공인 그녀는 이미 쉽지않은 구직을 예상했다. 올해 초 원하던 회사의 인턴직에 합격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 3월 회사 측으로부터 인턴 합격을 취소한다는 통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친구와 함께 아파트를 렌트해 살다가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현재 집으로 돌아와 부모와 함께 지내고 있는 그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실업난’에 직면하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2020 대학 졸업생’들의 극심한 취업난이 예상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직격탄을 맞은 미국의 4월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14.7%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205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39년 이후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세계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 9월(-1960만개)보다도 크게 줄었다.

14.7%의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10월 기록한 10.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처럼 실업률이 고공행진하자 경력자들 조차 취업이 어려운 가운데 막 대학을 졸업하는 사회 초년병들의 직장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그뿐만 아니다. 실업률이 심화되고 있는 올해 대학 졸업자들의 경우 취업 경쟁이 심해져 직장을 구하더라도 초봉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업무 선택이나 승진 기회 등에서도 뒤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학 졸업생들을 두렵게 하는 것은 직원을 채용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유나이티드항공과 MGM리조트, 제너럴일레트릭 등 많은 대기업들이 최근 정리해고나 감원 가능성을 발표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1900명, 차량호출업체 우버가 3700명 해고를 예고하는 등 공유 경제 업체들 역시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신규 채용은 언감생심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목표했던 직장을 낮춰 잡고 있다.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는 분야라도 채용만 되면 일하겠다는 것이다.

UC 샌디에고 졸업을 앞두고 있는 L군은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이 상당 기간 오래 갈 것 같아 걱정”이라며 “취업에 성공했다는 친구 얘기를 들으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어떤 직장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잡을 잡았느냐가 문제”라며 “전공이나 연봉에 관계없이 어떤 분야이건 빨리 취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