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AFC 트레이너 자격증 보유한 아다치 선임
지도자 교육에 특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업무
A대표팀 이끈 경력 없어… 박 감독과 '갈등' 없을 듯

베트남이 일본 출신 기술위원장을 선임한다. A대표팀은 한국의 박항서 감독이 이끌고, 베트남축구협회 기술 전반 업무는 일본의 아다치 유스케 신임 기술위원장이 맡는 구조다.
베트남 봉다, VN익스프레스 등 복수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축구협회는 새 기술위원장으로 아다치를 선택했다. 기존의 독일 출신 위르겐 하인츠 게데 기술위원장과는 6월로 계약이 종료되는 가운데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이미 아다치와 계약에 합의했고, 계약기간은 5년이다. 월 급여는 2만 달러(약 246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출신 기술위원장이 부임하면서 일각에선 박 감독의 지도 영역이 침범되는 게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기술위원장이 하는 일의 폭이 워낙 넓기 때문에 자칫 갈등이 일어날 상황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다치의 경력과 부임 배경을 살펴보면 박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아다치는 현역 시절 일본의 요미우리에서 뛰다 1984년 은퇴 후 유소년 지도자로 일했다. 2005년 요코하마FC를 1년간 이끌었지만 그 후에는 프로팀이나 국가대표팀에서 지도자로 일하지 않았다. 이미 베트남에서 엄청난 성과를 이룬 박 감독을 지도력과 명성을 고려했을 때 대표팀 일을 견제하거나 간섭할 만한 배경을 갖춘 인물로 보기는 어렵다. 아다치는 대신 지도자 교육에 특화된 전문가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트레이너 자격증을 획득한 뒤 2016년 홍콩축구협회의 엘리트 연구개발 코치로 일한 경력이 있다. 2017년 이후로는 AFC 소속으로 베트남에서 지도자 교육을 담당했다. 당시 아다치에게 교육 받았던 베트남의 지도자들이 지금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아다치는 이때의 인연이 이어져 베트남축구협회의 선택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아다치는 기본적으로 지도자를 교육하는 업무를 맡게 될 전망이다. 베트남은 최근 몇 년 사이 축구 인프라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도자 교육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좋은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좋은 지도자가 있어야 하지만 베트남은 아직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확립하지 못했다. 일본의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선진화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나라고, 아다치가 이 분야의 전문가인만큼 이 일을 수행하기엔 적임자라 볼 수 있다. 아시아인이고, 베트남과는 이미 일해본 적이 있어 정서적으로도 가깝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 측 관계자도 "업무가 크게 겹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아다치 위원장은 지도자 교육이나 유소년 육성 파트를 거의 담당하게 될 것 같다. 경력을 봐도 그 분야 전문가인 게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언론 봉다에서도 아다치에게 지도자 연수를 받았던 한 지도자의 말을 인용해 박 감독과 아다치가 업무적으로 부딪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박 감독을 향한 베트남축구협회의 신뢰는 여전히 두터운 만큼 인사를 통한 견제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