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영화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설 해답을 온라인에서 찾고 있다.

5월 전세계 영화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달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영화제는 예년과 확실히 다른 풍경이다. 이에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28일 온라인 중심의 ‘무관객 영화제’ 개최를 선택했다. 한차례 개막을 연기했던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세계 최초로 무관객 형식으로 진행된다. 심사위원들과 감독, 배우, 제작진 등만 참석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OTT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공개한다.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수익적 측면, 보안 문제 등 여러 문제들을 고려, 웨이브를 통해 영화제 상영작들을 개별 구매로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웨이브에서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출품 영화와 해외 초청작 등 총 96편을 서비스한다. 또한 6월 9일부터 9월 20일까지 가장 화제가 됐던 상영작을 모아 진행하는 극장 장기 상영회도 개최한다.

국내 최대 영화제인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개최 예정이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에 정상 개최를 목표로 준비 중이지만 코로나19의 확산에 계속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상황이 계속해 변하기에 하반기 진행되는 영화제는 상황에 촉각을 세우며, 정상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게스트도 많기에 진행 형식에 있어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온라인을 활용한 일부 진행도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칸 영화제는 매년 5월 개최했지만, 개최 시기를 연기했다. 개최 강행을 고수해 온 칸 영화제지만,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과 정부 지침으로 인해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베니스 영화제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제73회 로카르노 영화제는 8월 개최 예정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 이에 칸, 베니스, 베를린 등 20개 영화제가 유튜브를 통해 오는 29일부터 6월 7일까지 온라인 무료 영화 축제 ‘위 아 원’을 진행한다.

영화 ‘기생충’ 신화가 펼쳐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개최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규정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LA 카운티의 상업용 극장에서 최소 일주일 이상 개봉한 영화를 수상작으로 선정했지만 올해 코로나19로 극장 운영이 어려워진 만큼 온라인으로 상영된 작품에도 출품 자격을 주게 됐다. 현재 시상식 개최 연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끝을 예상할 수 없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온라인은 취소를 막는 가장 최선의 방향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영화제가 주는 ‘축제’ 특유의 분위기와, 오랜 시간 이어졌던 전통과 다르게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영화제들은 협업, 연기 등 최대한 본래 모습을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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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