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E1 채리티오픈
개인 통산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전훈서 꾸준한 라운드… 근성의 결실

'똑순이' 이소영(23.롯데)이 5월의 마지막 여왕에 등극했다.
이소영은 31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사우스스프링스 골프클럽(파72.641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E1 채리티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우승상금 1억 6000만원)을 따냈다. 지난 2018년 9월 올포유 챔피언십 이후 1년 8개월 여 만에 개인통산 5승째를 올렸다. 직전 우승도 사우스스프링스에서 따내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1라운드에서 7타를 줄여 65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이소영은 2라운드에서 5타,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는 등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쳐 장기인 꾸준함을 과시했다. 특히 이날은 슈퍼루키로 불리는 유해란이 13번홀(파4)에서 벙커샷으로 이글을 잡아내는 등 거칠게 압박했지만, 흔들림없는 멘탈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소영은 "유해란이 3라운드에서도 13번홀에서 이글을 했는데 이틀 연속 좋은 샷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잘한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그는 "다소 답답한 감도 있었지만 3,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플레이한 덕분에 우승했던 것 같다. 비시즌 동안 퍼트 훈련에 집중한 게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퍼트 스트로크는 고감도 아이언 샷이 뒷받침된 덕분에 더 빛났다. 이날도 아이언 샷이 몇 차례 홀컵을 스치듯 떨어지는 등 높은 정밀도를 보여 비교적 수월하게 타 수를 줄여나갔다. 이소영은 "퍼팅에 자신감이 붙어 잘 막을 수 있겠다는 기분으로 라운드에 임했다. 샷이 잘 안돼도 퍼팅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승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에도 불구하고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대회를 계속 치른다고 생각하면 초반에 1승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1, 2승 더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1타 차 단독선두로 출발해 침착하게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7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았고, 유해란이 이글로 공동선두로 따라붙은 13번홀에서는 깔끔한 버디 퍼트를 성공해 다시 한 타 앞서가는 등 시종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낸 뒤 유해란이 파로 마무리하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유해란은 신인다운 패기로 2라운드 연속 이글을 잡아내는 등 15언더파 273타로 준우승을 차지해 지난해 루키 열풍을 올해도 이어갈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짝수 해마다 우승을 따내는 이소영은 지난 4월 제주에서 치른 롯데골프단 전지훈련에서도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라운드를 하며 샷을 가다듬는 근성으로 기분좋은 자신의 전통을 이어갔다.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으로 이정은6(24.대방건설) 최혜진(21.롯데) 등과 선의의 경쟁을 펼친 실력이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의미다. 이정은은 7언더파 281타 공동 21위, 최혜진은 9언더파 279타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