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연기돼 내년 2월 中과 최종예선
WK리그 일정 배려해 9월은 건너 뛰기로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벨호'의 로드맵이 드러났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다음해 2월 19일과 24일 중국과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최종예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원래 올해 3월 열릴 예정이었던 플레이오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 7~8월로 연기됐다가 다시 한 차례 미뤄져 다음해에 열리게 됐다. 벨 감독 입장에선 고민이 많다.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소집과 A매치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 여자대표팀이 활용할 수 있는 A매치 윈도우는 9월과 10월 그리고 11월 세 차례 열린다. 다만 이 기간 다른 나라와 A매치를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 A매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벨 감독은 일단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이라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벨 감독은 "우리가 코로나19 상황을 바꿀 수는 없다. 상황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라며 가능한 시나리오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WK리그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변수다. WK리그도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돼 이달 15일 개막한다. 기존 28라운드에서 21라운드로 축소되기는 했지만 이미 3개월이 미뤄졌기 때문에 그마저도 소화하기 빡빡하다. 벨 감독은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WK리그 8개 구단 사령탑과 만나 간담회를 열고, 차출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벨 감독은 WK리그를 배려해 9월에는 선수들을 소집하지 않고 10월과 11월에만 모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벨 감독은 "한국여자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가 서로 합의점을 찾은 점이 중요하다. 9월에는 리그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10,11월에는 우리가 2월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데 중요해 활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11월이면 WK리그 시즌도 마무리되기 때문에 벨 감독은 12월, 다음해 1월에도 연속으로 선수들을 소집해 본격적으로 중국전을 대비할 예정이다.
벨 감독은 이날 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WK리그 감독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벨 감독은 "오늘 미팅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교환한 점은 고무적이다. 각 구단 감독님과 저는 대표팀 성공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성공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소통, 교류를 통해 국가대표팀이 한 쪽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국가대표팀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를 정착시키고 싶다"라며 대표팀과 WK리그의 원활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정다워기자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