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12일 재개 확정
기성용, 강등 위기 마요르카 1부 잔류 소방수
6월에 바르셀로나-R.AT 마드리드 모두 상대
훈련 시작한 이강인, 발렌시아 더비 출격 대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누비는 기성용(31.마요르카), 이강인(19.발렌시아)도 다시 뛴다.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며 지난 3월12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를 마지막으로 멈춰섰던 라리가는 오는 12일 재개가 확정돼 28라운드가 일제히 펼쳐진다.
지난 2월 마요르카와 4개월 단기 계약한 기성용은 3월 7일 에이바르 원정에서 데뷔전을 치르며 동경하던 라리가에서 새 출발했지만 리그가 멈춰서 한동안 실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더구나 아내, 딸과 떨어져 마요르카에서 홀로 지낸 그는 스페인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전역에 외출금지령이 떨어지면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누구보다 리그 재개가 반갑다. 현재 경미하게 발목 부상은 입었지만 착실하게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성용은 시즌 잔여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우선 마요르카가 1부에 잔류하는 데 소방수 구실을 해야 하고, 자신의 가치도 끌어올려 올여름 미래를 두고 여러 선택지를 받아야 한다. 마요르카는 현재 승점 25(7승4무16패)로 20개 팀 중 18위로 강등권에 처해 있다. 하지만 1부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셀타 비고(승점 26)와 승점 차가 1에 불과하고 15위 바야돌리드(승점 29)와 격차도 승점 4다. 기성용은 선덜랜드, 스완지시티, 뉴캐슬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뛸 때도 여러 번 강등 탈출 전쟁을 경험한 적이 있다. 생존 경쟁에서 어느 포지션보다 힘겨루기가 많은 2선에서 늘 제 몫을 해냈다. 올시즌 마요르카는 27경기에서 44실점을 내줘 리그 최다 실점에서 최하위 에스파뇰(46실점)에 이어 두 번째다. 마요르카는 헐거운 수비 지역에서 기성용이 일차 저지선 구실을 해주고 정확한 전진 패스를 바탕으로 공격의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한다.
기성용에게도 커다란 도전이다. 재개 이후 만나는 상대가 만만치 않다. 당장 14일 오전 5시 열리는 28라운드 홈경기에는 리그 선두 FC바르셀로나를 상대, 간판 골잡이 리오넬 메시와 2010남아공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격돌한다. 이어 전통의 강호 비야레알(17일.원정)에 이어 레가네스(21일.홈), 레알 마드리드(24일.원정), 아틀레티코 마드리드(28일.원정) 등 6월에 라리가 '빅3(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모두 상대한다.
타 팀 이적설이 돌았던 이강인도 최근 발렌시아 훈련장에서 미소를 되찾으며 도약을 그리고 있다. 발렌시아는 앞선 13일 오전 5시 레반테와 '발렌시아 더비' 출격을 기다린다. 이밖에 28라운드에서는 세비야와 레알 베티스의 '세비야 더비'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와 에이바르 '다윗과 골리앗 전쟁'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서상원 라리가 한국주재원은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골스튜디오에서 설명회를 열고 "라리가는 스페인의 중요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재개 과정에서 구성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했다"며 "자가 격리와 개인 훈련, 소그룹 훈련, 팀 전체 훈련 4가지 단계를 거치면서 코로나19 전수 조사까지 시행했다"고 말했다. 또 "그 과정에서 코로나19를 딛고 리그 개막을 알린 K리그에 매뉴얼을 요청, 프로토콜 작성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라리가는 리그가 멈춰선 사이 온라인 콘서트와 로고 캠페인, FIFA 온라인 대회 등을 개최하며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여기에 리그 재개 후 매 경기 전반 20분에 녹음한 팬의 박수 소리를 현장에 내보내는 '무한박수 캠페인'을 진행,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는 의료진 등에 감사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