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 등 유족과 오바마 등 "비폭력" 호소…플로이드 사망 분노 시위 평화 분위기 전환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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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방화 등 폭력 줄고, 메시지는 더 세져
타운 업주들은 "아직 마음 놓지못해" 불안감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8일째 이어진 가운데 약탈·방화 등 폭력 행위는 줄어들고 전하고자 하는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는 더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CNN에 따르면 8일째 시위가 이어진 전날 밤사이 미국에서 일부 주요 도시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시위가 진행됐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시위대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9분간 묵념을 했고, LA에서는 한 무리의 시위대가 에릭 가세티 시장 관저 앞에서 평화 피켓을 들고 무릎을 꿇었다.

뉴욕 맨해튼에서도 행진하는 시위대를 향해 상점 주인들과 주민들은 길가에 서서 시위대를 응원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시내 일부 지역에서 범죄와 약탈이 자행됐던 전날 밤과 달리 오늘 밤은 완전히 달라 보인다"고 말했다.

며칠 전 경찰차가 불태워졌던 애틀랜타에서는 많은 시위대가 평화롭게 행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위 양상이 변화한 계기 중 하나는 플로이드의 가족들이 직접 언론을 통해 시위대를 향해 폭력을 중지하고 대신 인종차별 반대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한 이후부터다.

지난 1일 그의 남동생 테런스 플로이드는 형이 사망한 추모 장소를 찾아 "폭력을 쓴다고 형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며 평화 시위를 촉구했다.

플로이드의 6살 딸 지아나의 엄마인 록시 워싱턴도 2일 "나는 내 아이를 위해, 조지를 위해, 그를 위한 정의를 원하기 때문에 여기 있다"고 말했다.

조지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들도 비폭력과 인종차별 근절을 촉구하며 시위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인터넷매체 미디엄에 기고한 글에서 "폭력을 합리화하거나 참여하지 말자"며 "증오가 아닌 치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시위대는 평화적이었지만 일부 소수는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시위를 도우려는 바로 그 지역사회를 해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인타운을 포함한 LA인근 시위도 절정에 달한 듯 3일부터 다소 수그러드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한인 업주들은 "아직 마음을 놓지 못하겠다"며 선뜻 영업 재개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워싱턴DC 배치 군인들
평화 시위에 철수 시작

한편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항의 시위에 따른 불안 해결을 돕기 위해 연방의회의사당 주변에 배치됐던 미 현역 군인들이 시위가 이틀 연속 평화롭게 이뤄짐에 따라 본래 있던 기지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미 국방부의 고위관리들이 3일 밝혔다.
워싱턴 DC의 의회의사당 인근에는 이번 주 초 약 1300명의 현역 군인들이 배치됐으나 실제 시위에 대응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