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속이 타들어간다"…추경·안보 상임위 가동 요구

김종인 "의연하게"…법사위원장 탈환 단일대오 독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조민정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이 19일 원 구성 합의를 촉구하며 오후 본회의를 전격 취소함으로써 여야가 협상 추가 시간을 벌었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이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이후 계속되는 여야의 강대강 대치에 아직까지 이렇다 할 기류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로 불거진 안보위기 상황에서 초당적 협력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여야가 정쟁에 대한 여론 악화를 의식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 민주 "추경 시급, 속이 타들어가…다음주까지 원 구성 마쳐야"

민주당은 통합당의 국회 복귀를 강하게 압박하며 늦어도 내주까지는 원구성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 현안을 외면하는 통합당의 국정 보이콧 때문에 국가 비상상황 대응 최전선에 있어야 할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고 칩거 중인 데 대해 "어디 있는지 알려주면 찾아가 상의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임시국회 내 추경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홍남기 부총리 말처럼 우리도 속이 타들어 간다"며 "시급한 예산결산·국방·외교통일·정보위 정도는 야당이 정상화를 해줘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수석은 추후 여당 단독으로 원 구성을 강행할 가능성에 대해선 "충분히 논의하고, 다음 주 말까지 원활하게 원 구성을 마쳤으면 좋겠다. 그때 가서 결정해도 된다"며 말을 아꼈다.

◇ 김종인 "여당이 엄혹한 시기 틈타 법사위 가져가"…임전무퇴 각오

통합당은 일단 여당이 차지한 법사위원장 자리를 돌려놓기 전까지는 협상이 불가하다며 '임전무퇴'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압박을 받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박 의장과 민주당일 것"이라며 "원칙을 깬 당사자가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초선 의원들과 함께한 비공개 오찬에서 민주당이 상임위를 다 가져갔을 경우에 대비해 의연한 자세를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여당은 경제 위기와 안보 위기가 함께 한 이 엄혹한 시기를 틈타 법사위원장을 가져갔지만, 우리는 초당적 대응을 이야기한다"고 언급했다.

한 초선 의원은 "우리는 (여당에) 상임위원장 다 가져가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와 우리가 몇 개 상임위 가져가면 국민들은 '저거 받으려고 그렇게 버티기 했느냐'고 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장이 이날 본회의를 전격 취소하면서 다음 본회의 일정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결국 여야의 담판을 촉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여야 협상이 교착된 상태에서 의장의 고민이 깊다"며 "양당 간에 결단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