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팀 출신-해외 진출 등 공통점… 울산 무패 이끄는 '절친 듀오' 이번에도 일낼까

2000년대 중반 FC서울 유스팀에서 성장하며 1군에서도 존재 가치를 발휘한 '절친 듀오' 이청용과 고명진(이상 32.울산현대)이 적이 돼 상암벌에 설 것인가.
2020시즌 스타군단 울산 2선의 핵심 자원으로 뛰며 팀의 무패 가도를 이끄는 둘은 2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8라운드 서울과 원정 경기 출격을 기다린다. 둘은 서울의 대표적인 미드필더로 활약하다가 해외 리그에 진출했다. 이청용이 만 21세였던 200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에 입단한 뒤 크리스털 팰리스를 거쳐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 보훔에서 뛰었다. 고명진은 2015년 카타르 스타스리그 알 라이얀으로 적을 옮긴 뒤 지난해 크로아티아 1부리그 슬라벤 벨루포에서 뛰며 유럽 리그를 경험했다. 나란히 30대 초반까지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한 둘은 올해 K리그 복귀를 결심했고, 우선협상권을 지닌 서울과 먼저 만났다. 하지만 서울과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K리그 타 팀 이적을 고려했다. 고명진이 일찌감치 울산행을 확정하며 지난 1월 동계전지훈련부터 합류한 데 이어 이청용도 3월 울산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이청용이 울산 이적을 고민할 때에 먼저 합류한 고명진이 팀 분위기를 전하며 '다시 함께 하자'는 뜻을 보였다. 마침내 11년 만에 울산에서 의기투합했다. 현재 이청용은 임시로 고명진의 집에서 생활하는 등 둘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찰떡 같은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둘에게 이번 서울 원정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울산 입단 당시 고명진은 "서울의 원정 라커룸에 가면 어색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청용도 "서울은 내가 사랑하는 팀이다.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고 마음이 변한 건 아니다"며 친정팀의 선전을 바라기도 했다. 더구나 서울엔 박주영, 고요한 등 옛 동료가 여전히 주전으로 뛰고 있고, 최용수 감독이 복귀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 K리그 개막 이후 7경기 연속 무패(5승2무) 가도를 달리는 팀 오름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서울 원정에서 사력을 다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서울은 17년 만에 리그 4연패 늪에 빠지면서 초반 2승5패로, 10위로 밀려나 있다.
다만 둘의 동반 출전 여부는 미지수다. 우선 이청용이 지난 6일 멀티골 활약을 펼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오른 무릎 타박상을 입었는데 아직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최근 성남FC, 강원FC전 엔트리에서 이청용을 제외했다. 울산 관계자는 "이청용이 서울전을 앞두고 전술훈련까지 소화는 했다. 다만 통증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해서 김 감독도 (투입을 두고)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명진은 출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성남전에서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지만 악화하지 않았다. 강원 원정에 동행하지 않고 휴식을 한 그는 서울전에서 2선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