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 감독, 올여름 이적 예고
"많이 배우고 성장… 큰 팀서 뛰어야"
에버턴.라이프치히 등 행선지 거론

"He's ready(그는 준비됐다)."
예열은 끝났다. 빅리그에서 도약을 꿈꾸는 황희찬(24.잘츠부르크)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까. 잘츠부르크 수장인 제시 마쉬 감독은 최근 오스트리아 '크로네TV'를 통해 이렇게 말하면서 올여름 황희찬과 이별을 예고했다. 그는 "황희찬은 수년간 잘츠부르크에서 뛰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큰 팀에서 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지난 겨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턴과 크리스털 팰리스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미나미노 다쿠미와 엘링 홀란드를 각각 리버풀, 도르트문트에 보낸 잘츠부르크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잘츠부르크는 황희찬과 계약 기간이 내년 여름까지여서 적정 수준의 이적료를 챙기려면 올여름 내놓아야 한다. 더구나 빅리그 빅클럽이 코로나19 여파로 이적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가성비를 지닌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황희찬의 이적 속도는 더욱더 빨라졌다. 결국 지난 3월 크리스토퍼 프로인트 단장에 이어 이번에 마쉬 감독도 황희찬과 이별을 사실상 공언하면서 차기 행선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HITC'은 마쉬 감독의 발언을 인용, 에버턴을 비롯해 EPL 다수 클럽이 황희찬을 주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국 리버풀 지역 신문 '에코'는 '에버턴이 올여름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가운데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검증된 황희찬을 대안으로 여길 수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마쉬 감독은 황희찬과 이별을 암시하면서도 그의 차기 행선지에 관한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다만 오스트리아 주요 언론에서는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를 황희찬의 이적 유력 팀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분데스리가 신흥 강호로 불리는 라이프치히는 티모 베르너가 첼시로 적을 옮기면서 최전방 공격수 구실을 할 자원 수급이 다급해졌다. 더구나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는 모기업이 같은 자매구단이다. 또 마쉬 감독이 지난 시즌까지 라이프치히 수석코치를 맡았는데, 황희찬과 라이프치히가 연을 맺는 데 가교 구실을 했으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지난 겨울 홀란드가 잘츠부르크를 떠날 때도 라이프치히가 유력 행선지로 거론됐지만 도르트문트에 내준 적이 있다. 또 선수 이적 정보를 주로 다루는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최근 아시아 선수 추정 이적료를 공개하면서 황희찬을 1000만 유로(135억 원)로 평가한 적이 있다.(1위는 6400만 유로 손흥민). 그만큼 저평가된 자원인데 최근 얼어붙은 유럽 이적시장을 고려하면 다른 빅리그 팀이 예의주시할 수 있어 라이프치히 행을 속단하기 이르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