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감독이 기량 확인했고 높이 평가
프리미어리그서 통할 수 있다 결론 내려"
유럽 복수 클럽 영입 레이스서 승기 잡아
열쇠 쥐고 있는 베이징 협상 응할지 주목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4.베이징 궈안)의 유럽 진출이 현실화 되고 있다. 손흥민이 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민재는 최근 유럽 복수 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토트넘을 비롯해 에버턴, 사우샘프턴, 왓퍼드 등이 영입전에 나섰다. 이탈리아의 라치오, 인테르 밀란, 포르투갈의 FC포르투, 네덜란드의 PSV 에인트호번 등까지 김민재 영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팀 중 하나는 토트넘이다. 23일 풋볼런던은 "토트넘이 김민재 영입 레이스에서 다른 팀들에 비해 앞서 있다"라고 보도했다.
축구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김민재 영입 작업에 사령탑인 조제 무리뉴 감독이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무리뉴 감독이 김민재의 기량을 확인했고, 실제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 단순히 구단 차원의 영입이 아니라 감독이 원하는 영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무리뉴 감독은 유럽을 대표하는 명장으로 프리미어리그 3회, 이탈리아 세리에A 2회, 라리가 1회,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경험했다. 비선수 출신으로 전설적인 지도자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유럽에서 선수 영입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구단에서 영입한 선수와 감독이 직접 나서 데려온 선수가 있다. 보통 유럽 구단은 국내에 비해 선수 영입에 감독의 영향을 덜 받는다. 감독이 크게 원하지 않더라도 스카우트팀에서 면밀하게 기량을 파악해 영입 대상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많다. 때때로 구단과 감독이 갈등을 빚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입단한 선수는 주전 경쟁에서 여려움을 겪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번 김민재 영입 건은 구단과 감독의 의견이 맞기 때문에 위험 부담도 적다. 손흥민이 있고, 감독까지 원하는 영입이라 적응 걱정을 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든 정황이 맞아 떨어진다. 토트넘은 얀 페르통헌과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 센터백을 찾고 있는데 현재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다. 새 경기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건립 후 막대한 빚을 졌는데 하필 이 시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즌이 중단되면서 경영난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구단 사무국 직원들을 해고하려다 반발 여론에 부딪혀 결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몸값이 비싼 선수를 영입하는 데 부담이 따른다. 김민재의 이적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베이징 궈안은 김민재의 적정 이적료로 1500만 유로(약 204억원)를 책정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지만 유럽에서는 저렴한 편에 속한다. 1년 전 유럽리그 여름 이적시장에서 발생한 이적료 순위에서 100권에도 들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김민재는 가성비가 좋은 선수라 유수의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을 이적시킬 가능성이 있다.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오른 선수라 더 큰 팀으로 떠날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토트넘은 김민재를 활용해 아시아를 비롯한 한국 마케팅을 현상유지할 수 있다. 김민재의 실력과 토트넘 구단의 필요 조건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이적이 성사되기에 좋은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선수의 이적 의지가 확실하고, 적절한 이적료를 챙길 수 있다면 베이징도 김민재를 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현재 중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슈퍼리그가 무기한 중단에 들어갔다. 현재 시즌 취소까지 거론된다. 언제 재개할지 알 수 없다. 재정적으로도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 적지 않은 돈을 챙기는 게 낫다. 중국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베이징 입장에선 지금이 적절한 시기다. 투자한 것 이상의 돈을 챙길 수 있으니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토트넘이 아닌 다른 팀으로의 이적 확률도 존재한다. 현재 여러 팀들의 경쟁이 붙었기 때문에 이적료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베이징은 더 많은 이적료를 제시한 팀과 협상할 수 있다. 김민재는 프리미어리그행을 선호하고 있으나 제안 규모에 따라 의사가 달라질 여지도 있다. 이탈리아 복수 언론에서는 라치오가 베이징과 접촉해 김민재 이적 협상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