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유럽 활동 접고 11년 만에 유턴
뛰어난 패싱력에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
김보경, 지난시즌 MVP 수상 뒤 전북행
28일 K리그1 무대 데뷔 이후 첫 맞대결

201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유럽파로 활약했던 '블루드래곤' 이청용(32.울산 현대)과 'KBK' 김보경(31.전북 현대)이 K리그 그라운드에서 사상 첫 맞대결을 벌인다.  
이청용과 김보경은 28일 오후 6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현대가(家) 더비'에서 맞닥뜨린다. 올해도 '양강 체제'를 굳힌 전북(7승1패.승점 21)과 울산(6승2무.승점 20)은 나란히 리그 1~2위를 달리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K리그1은 38라운드가 아닌 27라운드로 축소 운영된다. 즉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양 팀의 맞대결은 '미리 보는 결승전' 격으로 승점 3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승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이청용과 김보경이다.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역사를 쓴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 등 두 차례 월드컵을 동행하는 등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둘은 유럽 리그에서는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각각 잉글랜드 챔피언십 볼턴 원더러스(이청용), 카디프시티(김보경) 소속으로 뛸 때다.
특히 나란히 선발 출전한 지난 2013년 4월28일 경기(1-1 무승부) 직후 이청용이 우승을 확정한 김보경을 찾아가 축하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러다가 김보경이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지난 2016년 전북을 통해 K리그에 진출했고, 이청용은 지난 3월 울산에 입단하며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어느덧 30대 베테랑이 된 둘은 사상 처음으로 K리그에서 경쟁한다.
울산의 신.구 에이스 인연인 것도 이채롭다. 2016년 전북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으로 뛴 김보경은 이듬해 여름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로 적을 옮겼다. 그 후 지난해 울산 현대로 임대 이적, 다시 K리그에 돌아왔고 13골 9도움을 기록하면서 시즌 MVP를 수상했다. 하지만 올해 돌연 전북으로 완전 이적, 다시 녹색 유니폼을 입으면서 울산문수경기장에 적이 돼 돌아간다. 울산은 2선의 핵심 김보경을 전북에 내준 뒤 이청용을 전격 영입했다. 기대대로 이청용은 양질의 패스와 더불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면서 김보경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웠다. 지난 6일 포항과 '동해안 더비'에서는 멀티골을 몰아치며 남다른 클래스를 증명했다. 당시 발목 부상을 입어 최근 3경기 연달아 결장했지만 김도훈 감독은 "이청용이 자체 경기를 소화했으며 전북전에 같이 간다"면서 출격을 예고했다.
김보경 역시 현대가 더비 활약이 절실하다. 그는 올 시즌 8경기에 모두 뛰었지만 아직 공격포인트가 없다. 지난 13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페널티킥(PK)을 실축하고 곧바로 벤치로 물러나는 등 굴욕의 시간을 겪기도 했다. 친정팀으로 금의환향했지만 이전만 한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누구보다 울산 내부를 잘 아는 만큼 이번 현대가 더비에서 반전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다. 김도훈 감독도 김보경을 경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좋은 기량을 지닌 선수여서 예의주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로를 잘 알기에 많은 수를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