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끝이 보인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33)이 메이저리그(ML) 시즌 개막에 맞춰 마침내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 입성한다. 조만간 미국 플로리다 더니든에서 토론토로 향하며 홈구장 로저스센터에서 내달 25일부터 시작되는 60경기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1878년 이후 가장 짧고 변수가 많은 ML 정규시즌이 다가오는 가운데 대반전을 응시하는 류현진과 토론토다.
캐나다 지역 일간지 토론토선은 29일(한국시간) "토론토가 캐나다에서 홈경기를 개최하기 위해 선수단을 로저스센터로 불러 들이기로 했다"며 "선수단이 캐나다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승인이 주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정부 방침상 입국 후 2주 자가격리에 임하지만 토론토 선수단은 자가격리 기간 로저스센터 인근 숙박시설을 사용하며 로저스센터에서 훈련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ML 사무국과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60경기 시즌 개막 시점부터 원정팀의 로저스센터 경기를 허용하는 예외규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류현진은 지난해 12월 입단식 이후 약 반 년 만에 로저스센터 그라운드를 밟는다. 류현진은 당시 토론토 구단 역사상 투수 최고액(4년 8000만 달러)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플로리다 더니든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순조롭게 시범경기를 소화하며 시즌 개막을 바라봤다가 3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급속도로 퍼지며 모든 게 중단됐다. 선수들은 각자 집이나 소속 팀 연고지로 이동했는데 류현진은 더니든에 머물며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 시즌이 시작될지 모르는 막연함 속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불펜피칭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다.
 
◇시즌 초반.NL 동부 상대 막강, 60G 단축시즌 기대되는 이유

류현진은 빅리그 첫 해였던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즌 초반에 강했다. 어깨 수술을 받고 한 경기도 뛰지 못한 2015년부터 재활기간이었던 2017년까지를 제외하면 늘 시즌 첫 60경기에서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빅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에는 첫 60경기 동안 12경기에 나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72로 시즌 평균자책점 3.00보다 낮은 수치를 찍었다. 2014년에도 첫 60경기 성적은 10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3.09로 당해 평균자책점 3.38보다 낮았다. 2018년과 2019년은 '특급'이었다. 류현진은 2018년 5월초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6경기에 등판해 3승 0패 평균자책점 2.12로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소화한 지난해에는 첫 60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1.48로 사이영상 후보 '영순위'였다.
토론토는 29일 60인 가용인원 발표했고 당연히 류현진도 포함됐다. 흥미로운 점은 60경기 체제에 따른 색다른 경기일정이다. 토론토를 비롯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들은 60경기 중 20경기를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팀들과 인터리그 경기로 치른다. ML 사무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감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동거리를 제한한 결과다. 즉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양키스, 탬파베이, 보스턴, 볼티모어와 10경기씩, 그리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워싱턴, 애틀랜타, 메츠, 필라델피아, 마이애미와 4경기씩 맞붙는다. 류현진은 그동안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를 상대로 괴력을 발휘했다. 통산 평균자책점만 봐도 워싱턴(5경기 1.35), 애틀랜타(5경기 2.73), 메츠(8경기 1.20), 필라델피아(3경기 2.45), 마이애미(4경기 2.39)로 '통곡의 벽'에 가까웠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팀들과 대결은 류현진과 토론토 모두에 호재가 될 확률이 높다.
 
◇변수 많은 단축시즌, 유망주 잠재력 폭발하면 이변 가능

토론토는 1.2년 후 대권도전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류현진 영입 또한 당장 우승보다는 류현진이 4년 동안 전성기를 보낼 것을 기대한 결과였다. 하지만 60경기 체제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특히 토론토는 지난해부터 야수 유망주들이 잠재력을 펼쳐보이며 향후 팀의 중심으로 올라설 것을 예고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캐반 비지오, 대니 잰슨 등 내야진 전체가 20대 초중반 선수들로 가득 찼다. 게다가 토론토는 60인 가용인원에 특급 유망주 네이트 피어슨을 넣었다. 지난해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 최고구속 167㎞를 기록한 피어슨이 5선발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다. 류현진이 선발진을 이끌고 투타 유망주가 잠재력을 터뜨리면 당장 올해 정상을 바라볼 수도 있다. 실제로 MLB닷컴은 토론토와 컵스, 메츠, 텍사스 등을 60경기 체제에 따른 이변의 팀으로 전망했다. 올해도 1선발 에이스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는 류현진을 기대할 수 있다.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